안용준은 살이 쪽 빠져 있었다. 한층 날렵해진 턱 선에서 '남자 냄새'가 풍겼다. "'전우'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5kg 정도 체중을 일부러 줄였는데요. 촬영 시작하고 나니 더 빠졌네요."
신예 안용준은 KBS 6.25 전쟁 6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전우(戰友)' 촬영에 한창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날도 이틀 전까지 10박 11일 동안 꼬박 '전우' 촬영장에서 살았다고 했다. 합천, 경주, 횡성...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중이다. 40kg짜리 군장을 메고 산으로 바위로 올라 다닌다. 지난 3월 초에 촬영을 시작했으니 벌써 세 달째에 접어든 대장정이다.
'전우'는 1975년 방영됐던 동명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 비극적인 전쟁의 참상을 통해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휴먼드라마다. 최수종 김뢰하 이덕화 임원희 홍경인 등 대선배들과 살을 부비며 말 그대로 '전우애'를 느끼는 요즘이다.

-극중 어떤 역할을 맡았나?
▲나이로도 막내인데다 극중에서도 국군 중 막내 이등병 '김범우'다. 고아로 자라다 자원입대해서 장군을 꿈꾸는 인물이다. 장군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물불 안 가리고 덤비는 캐릭터다. 위험천만한 행동도 서슴지 않아 다른 부대원들을 고생시키는(?) 말썽꾸러기 같은 인물이다.
-연기파 선배들이 많은데, 연기자들끼리 호흡은 어떤가?
▲나에게는 행운 같은 시간이다. 최수종 이덕화 김뢰하 임원희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언제 이렇게 오랜 시간 작업해 볼 수 있을까 싶다. 정말 배우는 것도 많고 깨닫는 것도 많다. 지방 촬영에 가면 며칠씩 합숙하다보니 정말 식구들이 다 됐다. 분위기가 너무나 화기애애하고 서로 쉬는 날에도 연락해서 따로 만날 정도다.
-제일 어리고 신인이라, 선배들한테 귀여움 좀 받겠다!
▲너무 예뻐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다들 너무 좋은 분들이다. 특히 최수종 선배님과는 각별하다. 선배님이 막내라고 많이 챙겨주신다. 원래도 다정다감하신 분인데 제 아버지와 선배님의 아버님이 예전부터 친분이 있으셔서 저를 좀 더 남다르게 생각해주시는 면이 있다. 현장에서 제가 연기하는 것을 꼼꼼히 모니터해주시고 자세한 조언도 해주신다. 너무 고마운 분이다.

-동고동락 해보니 최수종 선배는 어떤 사람인가?
▲정말 대단한 분이다. 작품에 들어가면 식사를 안 하신다. 집중력을 위해서다. 하루 종일 떠먹는 요구르트나 식사대용 에너지바 같은 것들 한 두 개로 끼니를 때우신다. 현장에는 배우들과 제작진을 위한 밥차가 있어서 우리들은 세 끼를 배불리 먹는데 선배는 안 드신다. 자기 관리가 정말 철저하시다고 느꼈다.
또 촬영장에 늘 제일 먼저 도착하신다. 후배들이 오기도 전에 먼저 와서 준비를 하시고 촬영장을 돌보신다. 정말 배울 점이 많다.
-촬영을 시작한지 오래됐는데, 첫 방송이 기다려지겠다!
▲그렇다. 벌써 몇 달째 촬영을 했기 때문에 빨리 방송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 내 모습이 어떻게 나올지도 궁금하고. 최수종 선배님과 붙는 신이 많아서 은근히 내 분량이 많을 것 같아 기대된다.(웃음) 감독님께서도 나를 예쁘게 봐주셔서 다행이다.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