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미드필드진의 화려함이 무기다".
허정무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일전을 앞두고 일본에 대해 평가한 말이다. 나카무라 슌스케(32,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비롯해 하세베 마코토(26, 볼프스부르크), 엔도 야스히토(30, 감바 오사카), 이나모토 준이치(31, 가와사키 프론탈레) 등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즐비해서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혼다 게이스케(24, CSKA 모스크바)가 있다. 최근 러시아의 CSKA 모스크바로 이적한 혼다는 지난 3월 세비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강력한 프리킥으로 득점을 기록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혼다의 맹활약 속에 모스크바는 8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오카다 다케시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일전에서도 혼다가 이런 활약상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오카다 감독이 미드필드의 정점에 혼다를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오카다 감독은 평소 "수비를 하지 않는 선수는 기용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강조해왔지만 혼다에게는 예외일 정도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2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오카다 감독은 일본 언론이 "혼다에게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혼다는 득점의 기점이 되는 선수다"라고 단호히 답했다. 혼다가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었다.
자연스럽게 허정무호도 한일전의 요주 인물로 혼다를 점찍고 있다. A매치에서는 12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트리는 데 그쳤지만 네덜란드 리그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득점력을 잘 알고 있다. 허정무호의 선수들은 혼다에게 '한국의 박지성'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허정무호의 선수들은 혼다에게 득점을 내줄 수는 없다는 각오다. 특히 허정무호의 중앙 수비수로 한일전 출격이 유력한 이정수의 각오가 대단하다. 이정수는 23일 훈련이 끝난 뒤 "모스크바에서 뛰는 경기는 자세히 지켜봤고 혼다와 일본에서 같이 뛰었던 동료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였다. 일본의 박지성이라지만 득점을 내줄 생각은 없다. 이번에는 꽁꽁 묶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일전을 중계하는 일본의 <TV 아사히>도 혼다의 활약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다. 혼다의 프리킥을 생생하기 전달하기 위한 전용 카메라를 배치하기로 결정한 것. 이 카메라는 초당 300프레임의 촬영이 가능해 혼다의 무회전 프리킥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 한일전 일본 예상 라인업(4-5-1)
▲ GK= 나라자키 세이고 ▲ DF= 고마노 유이치, 나카자와 유지, 나가토모 유토,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 ▲ MF= 하세베 마코토, 곤노 야스유키, 나카무라 슌스케, 혼다 게이스케, 엔도 야스히토 ▲ FW= 오카자키 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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