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하우스', 표민수 연출은 어디 갔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5.24 10: 13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표민수 PD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 일가를 이루고 있다. 2004년 비와 송혜교의 환상 콤비를 탄생시킨 '풀하우스'를 시작으로 '넌 어느 별에서 왔니' '그들이 사는 세상' 등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수작들이다.
2010년 늦은 봄, 표민수가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들 갖고 돌아왔다. SBS 월화 드라마 '커피하우스'다. 여러가지 이유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볼만한 영화와 드라마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표 PD의 컴백은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2회까지 방영된 시점에서 '커피하우스'에 걸었던 기대는 조금씩 실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커피하우스'는 방영 전부터 인기 드라마였던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상시킨다는 시비를 불렀다. 그러나 '커피하우스'가 표 감독의 출세작인 '풀하우스'와 이어지는 하우스 시리즈이고 같은 커피를 소재로 했을 뿐 드라마 내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진짜 문제는 극중 캐릭터와 잘 맞지않는 엇박자 캐스팅과 고양이 학대 의혹 등의 불필요한 논란거리 제공,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를 못살리는 세트 미술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드라마 캐릭터와 딱 들어맞는 스타 캐스팅은 표 PD의 장기이자 그의 로맨틱 코미디를 살리는 키포인트였다. '풀하우스' 비-송혜교, '넌 어느 별' 김래원-정려원, '그사세' 현빈-송혜교 커플은 드라마와 현실 경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잘 짜여진 한 폭의 그림이었다. 또 하나, 톱스타 주연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준급 조연들로 단단하게 진용을 짠 덕분에 울리고 웃기는 로맨틱 코미디의 사랑 이야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그런데 '커피하우스'에서는 시청자 감성을 자극할만한 배우와 캐릭터의 일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소속사 이적 갈등으로 시끄러웠던 강지환이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역할을 맡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지쳐보인다. 외모와 스타일은 100% 싱크로지만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듯한 모습이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강지환 캐스팅을 차치하고라도 나머지 주요 배우들의 경우 티아라 함은정을 비롯해 직간접적으로 드라마 제작사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제작사 코어콘텐츠는 공포물 '고사'의 당시 남규리를 시작으로 '고사2'에서도 황정음 등 자사 소속의 배우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하는 모습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소속 배우를 키우고 제작비를 절감하는 등 많은 장점이 있겠지만 이같은 연줄 캐스팅의 단점은 업계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풀하우스' 때 그림같은 강변 별장을 배경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향산 시청자 환상을 불러있으켰던 표 PD의 세트 미학도 '커피하우스'에서는 찾아볼 길이 없다. 제작비 절감을 위한 요령부득이었는 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이킥' 시리즈의 김병욱 PD가 시트콤의 황제로 올라서겐 된 배경에는 철저하게 자신의 주관대로 뽑은 캐스팅이 바탕이 됐다. 캐릭터를 못살릴 배우들을 갖고는 세상에 어떤 명감독도 자신의 연출력을 살릴 도리가 없다. '커피하우스' 표 PD도 이런 딜레마에 빠져있는 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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