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께서 그 말씀을 하셨어요. 이제 올라갈 일 밖에 없다고요".(웃음)
오랜만에 서는 3번 타자 자리에서 9일 만의 1경기 3안타를 기록했기 때문일까. 표정이 꽤 밝았다. 김현수(22. 두산 베어스)가 타격 자세를 컨택에 집중하던 시기로 바꾸며 상승궤도 진입을 예고했다.
김현수는 지난 23일 잠실 LG전서 올 시즌 처음으로 3번 타자 자리에 서서 1회 선제 1타점 우익선상 2루타 등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 팀의 11-7 승리에 공헌했다. 어느새 2할 대 타율까지 떨어진 김현수의 올 시즌 성적은 2할8푼7리 7홈런 31타점.(24일 현재)

경기 후 "타순에는 신경쓰지 않았다"라며 2경기 연속 4번 타순에 서지 않는 데 대해 이야기한 김현수는 "송재박 코치, 신경식 코치와 최근 타격에 대해 줄곧 논의한 결과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정확히 때려내는 데 대해 고민했고 그가 찾은 해결책은 '정확성 회복'에 있었던 것.
"지난 시즌에는 타격 준비 시 양 쪽 손이 왼쪽 귀보다 위에 있는 상태에서 스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스윙에 힘을 주려다보니 손이 많이 내려갔구요. 타격 시 중심이동도 편안하게 되지 않아 조금 더 앞으로 순조롭게 다가서는 노선을 택했습니다".
조금 더 내려찍는 다운 컷 스윙을 하는 동시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중심 이동 타격을 하고자 노력했다는 김현수의 이야기. 올 시즌 들어 김현수는 오른발을 땅에 내딛은 뒤 회전력을 이용하는 타격으로 거포 변신을 꿈꿨으나 생각만큼 장타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 올 시즌 김현수의 장타율은 4할4푼9리로 지난 시즌 5할8푼9리의 장타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오히려 지금의 변화가 김현수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이전의 타격이 힘 대 힘으로 맞불을 놓는 전략이었다면 내려찍는 타격은 날아드는 공에 반발력을 이용해 비거리를 높여줄 수 있기 때문. 김현수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가 115m(공동 22위, 출처-www.statiz.co.kr)인데 반해 지난 시즌에는 120.4m로 전체 3위에 해당했다.
여기에 자신의 생각처럼 순조로운 중심 이동 타격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현수는 평소에도 단순한 장타 양산보다는 순조로운 중심 이동을 통해 좋은 타구를 때려낼 수 있기를 바랐고 23일 3안타로 가능성의 싹을 틔웠다.
"바닥을 쳤으니까요. 올라갈 일 밖에 없습니다"라며 활짝 웃은 김현수. 작게나마 거듭된 변화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힘을 기울였던 그는 '타격 회귀'를 통해 반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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