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백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 “올해는 크루즈 집중의 해”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0.05.24 11: 07

여행업계 최초로 전세기 상품을 출시하며 직판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던 그가 이번에는 크루즈 여행의 대중화를 위해 나섰다. 전세기 계약이라면 도가 텄을 그도 몇 곱절 이상의 공을 들인 후에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단독 크루즈 전세편.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도 ‘누군가는 물꼬를 터야 했을 뿐’이라며 담담하게 말을 아끼는 백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을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크루즈 전세 운항을 결정한 이유는
먼저 내가 몸담고 있는 롯데관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경험에 비춰볼 때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데 전세편만큼 좋은 건 없다. 특히 크루즈 전세 운항의 경우 아무나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설사 성공적인 모객을 이끌어내지 못해도 도입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우리의 고객들에게 새로운 여행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또한 항공사의 발권수수료가 점차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크루즈가 여행사의 훌륭한 대체 수익원 중 하나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었다. 원하는 타 여행사에는 수수료 기반으로 선실만도 판매해 ‘상생’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인바운드 활성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크루즈 전세편 운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발표에 의하면 컨테이너 1개의 부가가치와 크루즈 승객 1명당 발생하는 부가가치가 같다. 따라서 크루즈 활성화는 정부가 목표로 내걸고 있는 외래객 1200만명 유치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크루즈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입항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학계 등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전세선 운항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인적으로는 지난 3월2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관광학회 제5차 관광정책포럼’에서 ‘크루즈를 통한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는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힘을 쏟고 있다.
크루즈에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다
내게 있어 크루즈는 마지막 숙제와도 같다. 롯데관광에 근무하는 동안 회사의 든든한 지원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또 만족할만한 성공도 거뒀다.
크루즈와의 첫 인연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타 회사에 근무하면서 허니무너를 타깃으로 한 푸껫 크루즈 상품을 판매했다. 항공으로 푸껫까지 이동해 2박한 다음 크루즈를 이용해 싱가포르로 넘어가 하루를 보내는 일정의 상품이었는데, 매주 40~50명 이상이 출발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본격적으로 크루즈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08년이다. 그해 8월 300만원대 지중해 크루즈 상품을 출시했는데 당시 촛불시위, 금융위기 등 나라 안팎의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11월 2달간 1100명의 송출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크루즈 시장이 1만명에 불과하고 그중에서도 5000명가량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단거리 수요라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전세기를 도입했던 노하우를 크루즈에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은 이때부터 했다.
하지만 항공보다 더욱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는 만큼 여러가지 상황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부터 경기가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고 올해는 추석연휴가 길어 전세선을 도입하기에 적기라고 판단했다. 또 지난해 모객이 주춤했던 시기를 이용해 직원들을 직접 크루즈에 태워 생생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전문인력도 충분히 확보했다.
크루즈 전세 운항을 준비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롯데관광이 본격적으로 단독 크루즈 전세 운항 작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반면 크루즈는 보통 1년 6개월 전부터 예약이 마감된다. 때문에 이미 정규 편성된 스케줄을 전세편으로 가져오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또 전세기 계약에 필요한 문서가 보통 3장인 것에 반해 크루즈 전세 운항에 필요한 계약서는 30장에 이를 만큼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크루즈 전세편에 대한 반응은
론칭한지 2주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학회, 기업체, 엑스포 관련 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학교 관광학부 학생들의 관심이 대단히 뜨겁다. 이는 항공과 크루즈를 모두 경험해 볼 수 있고 일정 중 상하이엑스포 관람도 가능한데다 가격까지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추석 즈음이 졸업여행 시즌이라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크루즈 시장을 전망한다면
영국의 해운·항만 컨설팅 업체(OSC, Ocean Shipping Consultant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크루즈 관광객 수요는 약 26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크루즈 관광 수요는 134% 증가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은 164%라는 눈부신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크루즈 시장이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올해는 크루즈에 ‘올인’해 볼 생각이다. 아울러 업계 최초로 전세기를 도입해 시장이 한뼘 더 넓어진 것처럼 이번 전세선 운항을 발판으로 국내에서 크루즈가 대중화 되기를 바란다.
백   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관광학박사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립대 마케팅과정 수료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경영학 석사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호텔관광학과 관광학 박사
▶현) 롯데관광개발(주) 부사장
▶현)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현) 서울시 관광진흥위원회 위원
▶현)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산하 BSP여행사특별위원회 위원
▶현) 캐나다 홍보대사
▶전) 종로 청계 관광 특구 발전위원회 부회장
▶전) 롯데관광개발, 농협 합작회사 (주)NH여행 초대 대표이사 역임
▶전) 롯데관광개발(주) 해외영업본부장 전무이사
▶관광경영인 대상수상
▶저서·논문
‘여행상품 브랜드이미지의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생산성학회 주최 최우수 논문상 수상)’ / 브랜드 이미지에 따른 소비자 구매심리가 여행상품 선정에 미치는 영향 / 21세기 국제회의산업유치 활성화 / 한국관광시장의 발전방향 / 한국관광정책에 관한 고찰 / 여행사 브랜드 이미지생산성에 관한 연구 외 다수
글․사진=여행미디어 박은경 기자 www.tou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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