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께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부탁을 드렸다. 류중일 코치에게는 아직 이야기하지 못했다".(웃음)
8년 만의 금메달을 향해 감독은 비장한 눈빛을 보였다. 오는 11월 1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벌어지는 제16회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최강 전력을 구축해 금메달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를 신중한 태도로 이야기했다.

조 감독은 2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을 위한 1차 엔트리(47명) 선정에 앞서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과 논의 끝에 60여 명의 선수들을 뽑았다. 60여 명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선공개에 의해 누락된 선수들의 향후 경기력을 위해 일단 비밀로 부쳐졌다.
"금메달을 목표로 선수들을 선발하고자 한다"라며 운을 뗀 조 감독은 "일단 인원을 많이 확보한 뒤 막판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때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려 고려 중이다. 일단 전력은 최강으로 구축할 것이다"라는 말로 조급해하기보다 넓은 시야에서 선수들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조 감독은 "병역 미필 여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이 겹치는 상황이라면 그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라는 말로 금메달에 의한 병역 특례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이 폐지된 데 이어 지난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준우승에도 불구, 병역 혜택이 주어지지 않았기에 단 한 번의 기회인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뜻이다.
토의 시간이 예상보다 길었기에 논의가 쉽지 않았다고 지레 짐작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은 "나와 기술위원들과의 생각이나 방향은 비슷했다"라며 지리한 의견 충돌의 가능성은 일축했다. 아울러 조 감독은 대표팀 투수코치로 김시진 넥센 감독을, 주루 코치로 류중일 삼성 코치를 선택했다.
코치 선임에 대해 조 감독은 "김 감독께는 며칠 전 경기장에서 만나 '대표팀을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고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나 류 코치에게는 아직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라며 "앞으로의 난제는 하나씩 풀어갈 계획"이라는 말로 신중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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