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쉴 새 없이 시장의 상승을 견인해온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외 쇼크의 영향으로 점차 매도물량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발 재무위기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개인들의 순매수는 계속되면서 약 3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문제는 신용 및 미수 잔고 수치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과 미수는 타인의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인 만큼 현재의 개인투자자들이 쌓고 있는 탑은 ‘모래 위의 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은 무수히 많은 투자주체들의 심리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생계와 직결되거나 남에게 빌린 돈으로 투자를 하게 되면 반드시 수익을 내야 된다는 부담감이 압박해오고 심리게임에서 일단 불리한 출발을 하게 된다.

또한 아무리 가치가 높고 성장성이 내포된 종목에 투자를 하더라도 시세 등락에 따라 심리적 불안감에 의해 여유 있는 보유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대로 수익을 내기 힘들게 된다. 정보력, 자금력에서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심리전마저 밀려 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주식투자에서 마음의 평정은 여유자금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입문하기 전에 반드시 여유 있는 자금으로 시작하는 것이 차트나 종목분석 또는 전문서적을 한 권 더 읽는 것 보다 중요하다.
자금의 규모보다 자그마한 쌈짓돈이라도 여유 있는 내 자금으로 주식투자에 임할 때, 이성적이고 냉철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가 있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심리적인 무장을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투자자금에 대한 정비를 통해 당장의 불안 요소를 제거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하도록 하자. /이브닝신문=신준섭 애널리스트(하이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