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일본을 잘 알기 때문일까요? 한일전은 (곽)태휘랑 뛸지도 몰라요"(이정수).
허정무 감독이 24일 일본 사이마타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일본과 평가전(1-0 승)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바로 수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 수비수로 이정수-곽태휘 조합을 가동한 것.
그동안 허정무 감독이 조용형을 중심으로 이정수와 곽태휘를 테스트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이었다. 실제로 허정무 감독이 부임한 뒤 대표팀이 치른 A매치 38경기(한일전 제외)에서 이정수와 곽태휘가 함께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정수-곽태휘 조합은 허정무 감독의 치밀한 계산 속에 이뤄진 결정이라는 평가다. 앞으로 남은 평가전이 두 경기에 불과한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이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이정수와 곽태휘는 각각 일본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와 교토 상가 FC에서 활약하고 있어 대표적인 '일본통'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기대는 성공으로 드러났다. 이정수와 곽태휘는 일본이 내세운 오쿠보 요시토와 오카자키 신지를 철저히 봉쇄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잘 살린 이정수는 상대 공격수보다 한 발 앞서 공격을 차단했고 곽태휘는 제공권 장악을 책임졌다. 골키퍼 정성룡과 호흡에 다소 문제를 드러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비였다. 전반 20분 오쿠보에게 허용한 돌파, 후반 15분 오카자키에게 내준 위기, 후반 30분 골키퍼와 호흡 문제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수비가 안정된 한국이 한일전에서 승리를 챙긴 것은 당연한 일. 전반 5분 박지성이 감각적인 움직임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한국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국이 72번째 한일전에서 40승(20무 12패)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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