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율 1위' 최정, "거포 욕심버리니 되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5.25 10: 49

"욕심을 버리니까 잘맞아 나간다".
광저우아시안게임 3루수 후보 최정(23, SK 와이번스)이 거포 본능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최정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과 2루타 1개씩을 터뜨렸다. 5회 7-2로 달아나는 좌월솔로포를 터뜨리더니 8회에는 좌월 2루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이날 2개의 장타를 날린 최정은 이대호(롯데)와 박한이(삼성)를 밀어내고 장타율 선두(.569)로 올라섰다. 출루율이 더해진 OPS도 9할8푼3리로 1위다. 홈런은 8개로 공동 6위지만 2루타가 13개로 손아섭(롯데), 강정호(넥센)와 나란히 공동 1위다.
"거포 이미지를 가진 3루수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최정이었다. 그런 만큼 시즌 초반에도 불구하고 만족하는 표정이다.
최정은 "사실 올해는 거포 이미지에 대한 목표를 갖지 않았다"고 뜻밖의 고백을 털어놓은 뒤 "되도록 짧고 간결한 스윙을 통해 히팅 포인트까지 최단거리로 나오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정은 "장타율이 좋은 것은 홈런보다는 2루타가 많은 것"이라면서 "스스로 냉정하게 돌아보고 크게 치는 것보다 정확한 컨택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보니 큰 것을 의식할 때 느껴지던 어깨의 힘이 빠졌고 끝까지 팔로스루 동작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토록 원하던 거포 3루수 이미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니 오히려 큰 것 한 방을 언제든 칠 수 있는 타자로 떠오른 것이다.
사실 최정은 시즌 초반만 해도 김성근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한 명이었다. 한마디로 "나이에 비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을 받았던 것. 조금씩 안주하고 몸을 사리려 한다는 이유까지 더해졌다. 급기야 김 감독은 최정 대신 다른 대체 선수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최정은 욕심을 버린 채 심기일전했다. 그러자 타율도 3할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홈런도 5월 들어서만 5개를 터뜨리고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작년 19홈런을 거뜬하게 넘길 수도 있을 예정이다.
오는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작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 주고픈 '소년장사' 최정. 욕심을 버려 얻은 거포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발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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