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독해야 산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0.05.25 17: 08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들도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시청률 '전쟁'을 펼치고 있다.
파격적인 미션 수행이나 게스트들에게 독한 토크를 유도하며 시청자들의 눈길 끌기에 나서고 있는 것.
독한 미션과 도전으로 정평이 나있는 MBC '무한도전'은 최근 신년계획 미션에 실패한 출연자의 삭발을 감행해 화제를 모았다.

신년계획으로 다이어트와 초코릿 복근 만들기를 결심한 형돈, 길, 홍철이 3개월 후 목표 달성 성과를 공개하고, 목표치에 미달된 멤버에게 삭발 벌칙을 수행한 것.
-10kg과 -20kg을 각각 목표했던 형돈, 길은 우여곡절 끝에 목표를 달성했으며, 초코릿 복근 만들기가 목표였던 홍철은 사진 조작에도 불구하고 '덜렁'거리는 뱃살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홍철은 파르스름한 피부가 다 드러나는 삭발을 당했다. 노랑머리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홍철에게는 다소 가혹한 처사.
이에 시청자들은 "평소 노랑 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이자 큰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소중했을 홍철씨. 남자답게 깎아줘서 멋지고, 장하다" "솔직히 삭발 결정됐을 때 '설마 진짜 삭발하나'싶었는데, 진짜 빡빡 밀어버리는 거 보고 놀랬다. '저 머리 해서 어떻게 방송하나' '꼭 저렇게까지 해야되나'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무한도전' 못지않은 생고생 버라이어티 '1박 2일' 역시 지난 3월 강화도 편에서 멤버들에게 삭발을 감행했다. 복불복 탁구 시합에서 진 은지원과 MC몽이 나란히 삭발 벌칙을 당했던 것. 특히 데뷔 후 처음으로 헤어제품 광고를 찍었다며 울부짓는 MC 몽에게도 가차없이 가위질이 행해졌다.
 
방송이 나간뒤 시청자들은 그들의 독한 벌칙 수행에 동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아픈 상처를 희화화시켜 시청자들에게 씁쓸한 웃음을 던져주기도 한다.
MBC '놀러와' 효리-비 편에 효리의 절친으로 출연했던 안혜경은 "이제는 키 큰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발언으로 웃음을 던져줬고, 하하는 '무한도전-예능의 신' 편에서 "질문과 상관없이 대답하라"라는 미션 수행 중 "소집해제 후 잘 적응하고 있냐?"는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잘 지내니?"라고 답변해 웃음을 유도했다.
이에 자막에는 안혜경과의 이별을 시사하듯 "촉촉하게 아픔을 개그로 승화시켰다"는 문구가 나갔다.
이 외에도 그는 KBS '해피버스데이'에서 자신의 이별을 희화화시키며 절친 노홍철, 김종민 등의 결별도 언급해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MC몽 역시 '1박2일'에서 이별을 후회하고 있다는 내용의 IZI의 '응급실'을 불러, 그의 진지한 열창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놀림을 받아야했다.
아저씨들의 고분분투 미션 수행기를 담고 있는 KBS '남자의 자격' 역시 하프 마라톤 도전, 눈덮힌 지리산 등정 등 저질 체력의 멤버들이 수행하기엔 다소 버거운 독한 도전으로 시청자들에게 동정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웃기기 위해, 주목을 끌기 위해 점점 더 독해지고 있는 버라이어티들. 시청자들은 때때로 웃음보다는 동정과 안타까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bonbo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