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이 25일 오후 2시 30분경 KE 902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귀국했다.
이 감독은 소감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소감씩이나 이야기할 게 없다. 내일 기자회견 때 말씀 드리겠다”며 짧게 답변한 후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이날 청바지에 면 티셔츠, 모자를 쓴 편안한 모습으로 입국장에 들어섰다. 손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우울한 얼굴의 아이’를 든 채였다. 장시간 비행에 피곤했던지 취재진에 “그만하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창동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기 이십여 분 전 그와 비슷한 외모의 한 남성이 입국해 취재진들 사이에서 혼선을 빚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이 감독은 지난 24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 및 시상식에서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24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축전을 받기도 했다.
‘시’가 각본상의 영예를 이루면서 한국 영화는 다섯 번째 칸 영화제 경쟁부문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이 감독상,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4)’가 심사위원대상,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이 여우주연상,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2009)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이창동 감독은 영화 ‘초록물고기’로 데뷔해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으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무거운 주제 의식을 영화 속에서 짜임새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7년에는 ‘밀양’으로 배우 전도연에게 칸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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