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유격수 자리를 10년 동안 지켰던 권용관이 퓨처스(2군) 생활 3개월의 설움을 극복하고 팀의 2연패를 끊는 결승타를 날렸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즌 6번째 맞대결에서 4-4로 팽팽한 동점을 이룬 8회말 권용관의 1타점 적시 2루타에 힘입어 KIA를 5-4로 물리쳤다.
선취점은 2연승의 상승세를 달리던 KIA가 뽑아냈다. KIA는 2회초 선두타자 이종환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차일목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박기남이 3루수 직선타로 아웃 됐으나 9번 이현곤이 1타점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선취했다.

KIA는 4회초 행운의 득점을 올렸다. 1사 후 6번 이종환의 타구가 LG 우익수 '큰'이병규가 공을 잡기 직전 라이트 속으로 사라지며 뒤로 빠뜨려 3루타가 됐다. 이어 차일목이 몸에 맞는 볼로 만든 1사 1,3루에서 박기남의 유격수 앞 땅볼 때 1루 주자 차일목만 2루에서 아웃 돼 3루에 있던 이종환이 홈을 밟아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LG는 4회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 적중했다. 선두타자 박병호가 로페즈의 초구를 힘껏 끌어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그런데 중계 플레이를 하던 KIA 내야수 이현곤과 박기남이 실책을 저질러 무사 3루가 됐다. 이어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태완이 유격수 앞 땅볼을 날리자 그 사이 박병호가 홈을 밟아 2-1로 따라갔다.
LG는 2사 후 오지환이 로페즈의 초구 127km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펜스를 훌쩍 넘기며 2-2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오지환은 지난 4일 두산전 이후 21일만에 홈런을 추가하며 시즌 4호를 기록했다.
LG는 6회에 정성훈의 홈런포에 힘입어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정성훈이 로페즈와 9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높쪽 높게 들어온 126km 슬라이더가 떨어지는 각도를 보고 정확히 받아 쳐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며 3-2로 역전했다. 정성훈은 시즌 1호 홈런이었다. 홈런 2개를 맞은 KIA 선발 로페즈는 잠시 제구가 흔들리며 조인성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LG는 오지환의 희생번트에 이은 권용관의 1타점 우월 2루타로 4-2로 점수를 더 달아났다.
KIA는 7회초 최소 동점 또는 역전까지 가능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박기남이 LG 구원투수 김기표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이현곤의 우전안타까지 터져 무사 1,3루가 됐다. LG는 곧바로 김기표 대신 좌완 이성열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김기표도 이용규를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대타 최용규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3번 안치홍이 유격수 앞 땅볼을 날려 '유격수(6)-2루수(4)-1루수(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LG 박종훈 감독은 8회초 이상열이 KIA 4번 최희섭에게 좌전안타를 맞자 21일 잠실 두산전 이후 등판하지 않았던 마무리투수 오카모토 신야를 곧바로 등판시켰다. 그러나 믿었던 수가 악수가 되고 말았다. 오카모토는 대타 이영수에게 볼카운트 1-2에서 140km 몸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좌월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영수는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동점을 허용한 LG는 8회말 2사 2루의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오지환이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권용관의 타석 때 로페즈가 초구 폭투를 기록해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 권용관이 풀카운트에서 로페즈의 6구째를 받아 쳐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추는 결승타를 날리며 5-4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타를 친 권용관은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을 연패에서 건져냈다. 권용관은 수비에서도 10년간 지켰던 유격수 자리를 후배 오지환에게 내줬지만 7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깔끔한 키스톤 콤비의 모습을 보여주며 병살타로 위기를 벗어나는데도 일조했다.
8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오카모트는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8회에 터진 결승타에 힘입어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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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