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상반기 스크린에서는 '재발견'의 재미를 주는 배우들이 있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과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다시금 관객들의 마음을 빼앗은 이들은 누구일까?
대표 배우는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지난 2월 550만여명의 관객몰이를 하며 흥행에 성공한 '의형제'로 충무로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원래 연기 못하는 배우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꽃미남 톱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강동원은 '의형제'에서 남파된 북한공작원으로 분하며 이전과는 다른 연기 영역에 도전했다.

분단이란 진지한 소재가 녹아있는 이 휴먼드라마에서 강동원은 현실에 땅을 붙이고 괴롭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는 인물로 진지하고 고독한 모습, 그러면서도 한없이 인간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생애 처음으로 부성애 가득한 아빠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영화에서는 '패셔니스타' 다운 그 만의 화려한 패션을 선보이지 않았지만, 다소 낡은 티셔츠와 평범한 바지만으로도 그의 매력이 빛났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선배 송강호와의 호흡 속에서 충무로가 탐내는 연기파 배우로서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이다.
이정재 역시 '하녀'로 다시금 재발견의 재미를 준 톱스타다. 그간 많은 캐릭터를 선보였음에도 강한 남성적 이미지가 컸던 이정재는 '하녀'에서 사실 여주인공들 틈에서 분량 자체가 크지 않았음에도 대단한 임팩트를 보여줬다.
최고 상류층으로 분해 이중적 면모를 숨긴 듯, 한없이 부드러워보이지만 악인의 면모가 흠뻑 드러나는 '하녀' 속 이정재는 상반기 대표 '옴므 파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정재는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 영화로 제 63회 칸 영화제에서 스타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이정재의 다음 매력이 궁금해진다.
또 한 명 재발견된 스타는 조여정이다. 내달 3일 개봉을 앞둔 '방자전'에서 조여정은 사랑과 일 모두를 성취하려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현대적 춘향으로 분해 이색 매력을 과시한다.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방자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극중 아름다운 한복 자태 속에 순수와 도발을 오가는 이중적 면모를 과시하는 조여정은 매혹적인 여배우로 손색이 없다. '방자전'은 대표작 없는 이미지 배우로 흐를 수도 있던 조여정을 재발견하는 작품이고, 조여정은 이 작품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드디어 터닝포인트를 찍었다. 관심을 모은 조여정의 노출은 과감한 편이고, 베드신은 노골적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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