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에 시달리는 시청자들을 ‘파워 업!’ 시켜주고 있는 ‘엔도르핀 드라마’ KBS 2TV 월화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의 탄탄한 재미의 요소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유쾌한 전개에, 배우들의 몸 사리지 않는 연기, 깔끔한 연출에 센스가 넘치는 대본 등 '국가가 부른다'의 매력은 많지만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네 인물들의 넘치는 ‘개성’이다.
그럼 '국가가 부른다'를 이끌고 있는 네 명의 인물들은 어떤 매력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고진혁(김상경) - 철두철미! 원칙주의! 융통성 제로! 예상치 못한 코믹 담당자
이 남자, 너무 바르다. 원칙을 따져도 너무 따진다. 융통성은 안방 장롱 깊숙이 묻어 두고 오로지 원리원칙만으로 철두철미한 삶을 산다. 겉으로만 보면 그 모습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워 순간적으로 의지하고 싶은 남성상일 수 있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 원칙주의에 답답함을 느끼고, 융통성 없는 올곧은 성격이 종종 사람을 황당하게까지 만들어 ‘바른’ 이미지의 남자가 흔한 몸개그 하나 없이 예상치 못한 코믹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만들어주는 인물이다.
고진혁 역으로 ‘건어물남’이 된 김상경은 “고진혁은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이고 원리원칙을 중요시한다. 나라를 위해서 몸 바치는 딱딱한 인물인데, 오하나를 만나 부딪치면서 변하게 된다. 그 변한 후의 모습이 지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가 부른다'의 극본 집필을 맡고 있는 최이랑, 이진매 작가는 “고진혁은 ‘나무 같은 남자’다. 너무나도 바른 사나이, 제대로 된 정도(正道)만 걸어온 엘리트인 게 고진혁의 매력이다. 일을 할 때는 철두철미하고 냉철하지만, 들이대는 여자 앞에서 쑥스러워하는 지극히 무뚝뚝한 남성이다. 이렇게 무뚝뚝하고 남자다운 남자가, 나만 챙겨줄 때의 그 감동을 고진혁이 보여줄 것이다”며 고진혁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오하나(이수경) - 좌충우돌! 사고뭉치! ‘사랑스러운 오버걸’에서 ‘만능 변신’ 카멜레온 매력까지!
보고 있자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리저리 동분서주하며 사고도 치고 수습도 하고 다니느라 바쁘다. 가장 좋아하는 건 돈. 오하나 인생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 역시 돈이다. 유일한 가족인 소녀같은 엄마는 도움은커녕 사고만 만들고 다녀 오하나의 인생은 두 배로 복잡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인생을 꿋꿋이 살아가려니 ‘막강 생존형’이 됐다. 웬만해서는 기죽지도 않고, 코너에 몰려도 약해지거나 비관적이 되지 않고, 말로 사람을 기죽이는 면도 있다. 연기력 뛰어나 말발도 뛰어나 임기응변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세계 최강이다.
오하나 캐릭터를 200% 살리며 ‘엔도르핀걸’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이수경은 “오하나의 가장 큰 매력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순간순간을 산다는 것이다. 돈만 밝히는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철저하게 자기 신념과 가치관이 있는 인물이다. 그 가치관이 나와 내 가족을 위한 것이라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지고 보면 나와 내 가족 잘 살자는 목표로 사는 것처럼 오하나도 그런 인물이다”며 오하나를 설명했다.
'국가가 부른다'의 최이랑, 이진매 작가는 “오하나는 말로 센 척은 다 해 놓고 마음은 또 한없이 약한 면이 있다. 그 점이 오하나의 매력이다. 또 보통 멜로가 정점에 이르면 캐릭터가 갑자기 무너지거나 울고불고하는데, 오하나는 그렇지 않은 인물이다”며 오하나의 매력을 전했다.

한도훈(류진) - ‘왕자병’끼가 다분한 독설가 사장님. 능력 없이 욕심만 많은 ‘허당 악역’
몰라도 당당하다. 무식한 것은 흠조차 될 수 없다. 한도훈이니까. 너무 훌륭한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덕분에 재력가가 됐지만 OECD 약자도 모르는 무식함에, 욕심은 많은데 능력은 없는 안쓰러운 점들을 안고 있는 ‘겉모습만 완벽남’인 인물이다. ‘허당’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고 독설을 내뱉는 모습조차 ‘재수 없다’라는 말보단 ‘귀엽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엉성한 남자. 또 선천적으로 잘난 탓에 오만함까지 가지고 있는데 그 허점에도 당당한,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이 ‘나쁜 남자’ 같은 매력을 발산, 여자를 설레게 하는 매력덩어리.
‘허당 악역’ 한도훈 역으로 제대로 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는 류진은 “한도훈은 엉성함이 매력이다. 이렇게 멍청한 역할은 처음이다. 이제까지 해보지 못한 매력들을 골고루 갖춘 캐릭터라 연기하는 재미가 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하지만 실수투성이에 외로운 인물, 그리고 나쁜 남자 이미지도 가지고 있는 한도훈은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다”며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캐릭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였다.
이진매 작가는 “개인적으로는 한도훈의 캐릭터가 가장 애착이 간다. 극에 늦게 등장했지만 그만큼 임팩트가 있을 것이다. 작가진에서는 30대 구준표라고 부르기도 한다. 고진혁이 정(正)이라면 한도훈은 반(反)이라서, 둘의 캐릭터 차이를 보는 묘미도 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최은서(호란) - 엄친딸! 말 그대로 완벽한 인물. 그러나 알고 보면 한없이 약한 ‘여자’
‘정보국 여신’. 이 수식어 이외의 다른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외모, 능력 어디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카리스마에 대해 말하자면 입 아프다. 도도하고 포스가 넘친다. 게다가 선이 분명할 것 같은 치명적인 쿨함까지 지니고 있는 인물.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한없이 약한 ‘여자’다. 그것이 이 여자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다.
최은서로 첫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받고 있는 호란은 “최은서는 복잡함이 매력이다. 항상 많은 걸 생각한다. 오하나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다면, 최은서는 자기 앞길, 고진혁의 앞길까지 생각하고, 미래까지 내다본다. 그런 와중에 착한 척 하려는 마음도 있고, 남들한테 잘 보이고 싶기도 한 알고 보면 평범한 인물.”이라고 최은서 역을 설명했다.
최이랑, 이진매 작가는 “최은서는 극 속에서 가장 빛나 보이지만 가장 측은한 인물이다. 오하나의 기를 죽이는 듯 보이지만 알고 보면 하나의 솔직 담백하고 직선적인 면에 본인이 기가 죽기도 하는 인물이다”라고 전해 최은서의 이중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극을 이끌어 가는 네 명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인 ‘국가가 부른다’. 이것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완벽하지 않아 더욱 인간적인 네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행복 찾아가는 개성 강한 네 남녀의 유쾌한 고군분투기를 그리며 “<국가가 부른다> 때문에 이젠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한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어 좋다”, “제대로 된 엔도르핀 드라마,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등의 호평을 받고 있는 '국가가 부른다'는 오는 31일 밤 9시 55분 7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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