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통할 수 있는 韓영화 키워드는?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5.26 09: 37

국내 관객들의 티켓 값만으로 수익을 챙기는 시대는 지났다. 아시아 더 넓게는 미국과 유럽 등의 시장까지 섭렵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글로벌 경쟁시대. 최근 막을 내린 칸 국제영화제의 필름마켓을 통해 세계와 통할 수 있는 한국영화의 키워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 액션
한국의 드라마와 코미디는 세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자국의 국민들에게서만 통용될 수 있는 유머코드와 문화적 배경이 달라 다른 국가의 영화팬들과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 그에 따라 ‘액션’ 장르로 영화를 팔게 되면 그나마 더 수월하다는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이준익 감독의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칸영화제 기간에 열린 필름 마켓에서 영국, 태국, 이란 인도네시아 총 4개국에 판매됐다. 이미 영화의 개봉 전 유러피안 필름 마켓에서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남미 5개국에 선판매돼 이번 칸 마켓 판매분까지 총 9개국에 판매되는 쾌거를 올렸다.
이 영화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극중에서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기에 가까운 액션을 보여주는 황정민과 차승원, 백성현 등 남자배우들의 액션 연기에 호평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미합작 영화 ‘댄싱닌자’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한국의 여배우 강정화가 주연으로 캐스팅돼 화제가 됐던 ‘댄싱닌자’는 액션 장르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캐스팅 등, 글로벌 프로젝트로 세계 영화 마케터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 3D
영화 ‘아바타’가 전세계 영화시장을 강타한 이후 3D 영화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3D 영화 ‘한반도의 공룡’이 칸 필름마켓에서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EBS가 기획해 지난해 안방극장에서 화제가 됐으며 ‘2009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방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반도의 공룡’은 한반도 호숫가에서 살고 있던 공룡들의 생존 경쟁을 서사구조와 영화형식으로 재현한 다큐멘터리물이다.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볼츠앤블립(Bolts&Blip)’도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다시 탄생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을 위해서 3D 전단도 만들었다”며 “영화 ‘아바타’ 이후에 3D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실사영화뿐만 아니라 3D 애니메이션도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 호러
한국의 공포영화에 대한 세계 영화인들의 수요는 여전하지만 국내에서 공포영화가 제작되지 않아 아쉬움을 전했던 칸 필름마켓이었다. 한 관계자는 “한국 외에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영화의 장르는 호러영화와 액션 장르의 영화이다”며 “지난해는 영화 ‘여고괴담’이 있었는데 올해는 한국의 호러영화가 한편도 없다. 이에 해외 마케터들이 한국의 공포 영화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지만 없는 것에 아쉬움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통할 수 있는 호러 영화는 존재가 없는 공포보다는 귀신 등 공포의 실체가 눈에 보이는 호러영화가 바이어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는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 이창동 임상수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칸 필름마켓에서 가장 판매가 많이 됐던 두 작품은 영화 ‘시’와 ‘하녀’이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의 ‘하녀'는 15개국에 판매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러시아, 이스라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뉴질랜드, 호주, 대만, 홍콩, 싱가폴, 태국 등에 판매됐다.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시’는 스페인과 대만, 구 유고슬라비아에 이어 그리스까지 총 4개국에 수출됐다. 칸이 사랑하는 두 감독에 대한 높은 관심이 필름마켓에도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은 아직 촬영을 마치지 않은 ‘악마를 보았다’로 프랑스 배급사 ARP에 선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영화는 이병헌, 최민식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
이에 올해 신작을 내놓지 않았던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지난해 ‘박쥐’ ‘마더’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봉준호의 ‘설국열차’에 벌써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 송강호 이병헌
 
세계 영화인들이 인정한 송강호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칸 필름 마켓에 부스를 차린 한 한국영화 관계자는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에서도 한국 배우 중에 송강호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며 “뉴욕에서 회고전을 열자고 제의가 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푸른소금’의 촬영을 앞두고 있고 스케줄 조율 등의 문제가 있어서 확정짓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는 한국의 감독보다 배우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한다”며 “다만 송강호에 대해서는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그의 작품에 신뢰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아시아 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영화 ‘아이리스’ 극장판이 칸 필름마켓에 나와 일본과 중국 등에서 많은 거래 문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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