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의 반란? “예쁜 척 그만”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5.26 10: 26

아이돌이 확 바뀌었다?
완벽한 외모와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철저하게 망가지고 있다. 베일 아래 가려져 있던 이들의 색다른 모습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KBS 2TV 야외 버라이어티 ‘청춘불패’가 있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된 ‘청춘불패’는 걸 그룹 멤버 7명이 강원도의 한 마을에 모여 농사 체험 등을 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소녀시대 유리와 써니, 브라운 아이드 걸스 나르샤, 카라 구하라, 포미닛 김현아, 티아라 효민, 시크릿 한선화 등이 출연해 프로그램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이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각기 다른 그룹에 소속된 걸 그룹 멤버들이 한 데 모였다는 점이다. 각 그룹을 대표하는 아이콘들이 모여 경쟁 관계에서 유대 관계로 전환,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에 출연진들은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며 인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청춘불패’ 출연 전만 해도 신인그룹 멤버일 뿐이었던 선화는 ‘백지 선화’란 별명을 얻으면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게 됐고, 도도한 이미지였던 효민은 ‘병풍 효민’이 돼 여성 팬까지 사로잡았다. 최근 하차한 유리, 써니, 현아를 이을 새 멤버가 누가 될 지 기대를 모은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 시즌2’(이하 패떴2) 역시 ‘예능돌’의 활약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패떴2’에는 ‘여신’이라 불리는 소녀시대 윤아를 비롯해 ‘짐승돌’ 2PM 택연, ‘깝권’ 2AM 조권 등이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다. 여기에 ‘4차원 정신세계’ 슈퍼주니어 희철도 제8의 멤버로 참여해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들은 ‘패떴1’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긴급 투입됐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비록 시즌2 초반만 해도 제대로 된 캐릭터를 잡지 못하는 등 고전했으나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놀라울 정도의 예능 적응력을 보이는 중이다. 그동안 여성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던 윤아가 화장기 없는 얼굴을 공개하고 왈가닥으로 변신한 점도 눈길을 끈다. 덕분에 한 자릿수에 머물던 시청률은 두 자릿수에 진입하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케이블 방송으로 눈을 돌리면 더욱 망가진 아이돌들을 볼 수 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를 패러디한 Mnet ‘와일드 바니-드러운 아이드 걸스’ 편은 2PM과 2AM의 엽기적인 모습을 방송해 많은 이슈를 불러 모았고, 2NE1 박봄은 ‘2NE1 TV’를 통해 ‘옥수수 봄’이 됐다.
최근 첫 전파를 탄 MTV ‘아이돌 유나이티드’는 방송 콘셉트 자체가 ‘망가진 아이돌’이다. 엠블랙, 유키스, 포커즈, 대국남아 등 남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출연해 이들의 요절복통 축구 도전기가 그려진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아이돌 멤버들이 개성을 살린 패션 스타일로 레드카펫을 밟고 화려하게 등장하지만 방송 말미에는 녹초가 돼 메이크업이 번지는 등 망가진 아이돌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제2의 비’로 불리는 엠블랙 이준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이란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확 바뀐 가요계의 분위기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원조 아이돌’ 문희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5년 전 내가 아이돌이었을 때만 해도 망가진 모습들에 거부감을 느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들은 이런 게 없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 또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급 호감이다” 등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바야흐로 ‘망가진 아이돌’ 전성시대다. 
rosecut@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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