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논란' 호란, 무대 밖은 춥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5.26 17: 08

혼성 그룹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이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국가가 부른다'를 통해서다. 클래지콰이는 알렉스와 호란, 두 남녀 보컬의 음색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상당한 히트곡들을 낸 그룹이다. 때문에 가수로서 호란은 상당히 빼어난 외모에 뛰어난 노래 실력, 그리고 그녀만의 아우라를 갖고 있는 스타였다. 하지만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지금, 섣부른 의욕으로 소위 '발연기'를 하고 있는 그저 그런 가수 출신 연기자로 낙인찍힐 위기에 놓였다.
'국가가 부른다'는 지난 25일까지 총 6회가 방송됐다. 이중 호란은 지난 3회부터 정보국 요원 고진혁(김상경 분)의 옛 사랑 최은서로 등장했다. 정보국의 여신으로 불릴 만큼 미모와 능력을 모두 갖춘 그녀는 3년 전 고진혁과 사내커플이었지만 홀연히 떠나버린 뒤, 이제와 다시 고진혁 앞에 나타났다. 
남자 주인공인 고진혁이나 여주인공 오하나(이수경 분)에 비해 당연히 극중 비중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한도훈 역의 류진과 함께 고진혁과 오하나의 관계를 방해하고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 정도의 역할이다. 하지만 비중과 상관없이 '멀쩡하게' 가수 활동 잘하던 호란이 갑자기 나타나 '연기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고, 같은 그룹의 알렉스가 연기자로 데뷔한 것럼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세간의 관심은 오히려 작품 자체보다 '호란' 그녀에게 쏠렸다.

드라마 방송 전, 제작발표회장에서도 주인공 김상경이나 이수경, 류진 보다 더 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것은 그녀였다. 당찬 각오를 표현하고 싶어 선택한 그녀의 드레스는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좋은 몸매를 과감히 드러내며 똑 부러진 목소리로 각오를 전했다. "알렉스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면서 진지하게 풀어놓은 출사의 변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호란의 연기 도전은 가시밭길이 될 듯 보인다. 작품 자체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이 아쉬운 상황인데다 그녀의 연기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회 방송 후 '국가가 부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국어책 읽은 연기, 너무한다', '발연기 보기 힘들다. 아무 준비가 없었던 것 같다', '김상경과 붙는 신에서 연기력이 너무 떨어져 몰입이 방해된다' 는 등 혹평들이 올라온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고, 가수 출신 연기자에게 특별히 더 가혹한 우리네 인심이 빡빡할 줄 안다. 그러나 연기에 늘 매력을 느껴왔고 언제든 해보고 싶어 준비를 했다는 그녀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결과물이라곤 정돈되지 않는 대사 처리와 다소 거만한(극중 캐릭터의 성격상) 표정뿐이다. 비중이 더 크기라도 했다면 작품 전체를 뒤흔들만한 약점이 될 뻔 했다.
무대 밖 호란은 초라하다. 가수로서 주옥같은 노래들을 부르며 팬들의 가슴을 벅차게 했던 호란은 지금 없다. 그저 가수로 쌓은 명성에 기대, 혹독한 준비 없이 성급하게 연기에 뛰어든 또 하나의 케이스가 될 위기에 놓여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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