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프로, 스토리 있어 특별하다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5.27 07: 39

각 방송사의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최근의 음악 방송 추세가 라이브 공연 위주에서 가수들의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담아내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관객뿐만 아니라 가수들 본인에게도 뜻 깊은 자리가 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이끄는 중심에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있다. ‘스케치북’은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잇는 KBS의 대표 라이브 음악 쇼로 지난해 4월 첫 방송했다.
‘라이브계의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만큼 ‘스케치북’은 출연 가수의 토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MC 유희열의 뛰어난 입담과 편안한 진행 솜씨가 무척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객석과 함께 하는 노래 만들기 등 관중과 호흡하는 다양한 시도 역시 ‘스케치북’ 만의 특징이다.  

MBC ‘음악여행 라라라’(이하 라라라) 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다. 전문가들이 음향의 최고봉으로 인정하는 방송이기도 하다. 고품질의 라이브 공연을 위해 ‘라라라’에서는 녹음 스튜디오처럼 꾸며놓은 세트장에서 녹화를 진행한다. 세트장에 등장한 가수들은 MC 김창완의 진행에 맞춰 누구도 의식하지 않은 채 편하게 속내를 밝힌다.
 
배우 김정은의 진행으로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SBS ‘김정은의 초콜릿’(이하 초콜릿)도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프로그램 도입부에 “달콤한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김정은의 초콜릿’에 오신 여러분, 어서 와라. 반갑다”고 인사하는 MC 김정은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게스트들의 입을 열게 한다. 비록 정통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특색 있는 무대 연출로 많은 고정 시청자를 확보해두고 있다.
공중파 3사 외에도 높은 인기 속에 방송되는 공연 프로그램들이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EBS ‘스페이스 공감’(이하 공감)은 마니아층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롱런하고 있다. 재즈, 국악, 클래식, 피아노 공연, 록밴드 등 다양한 분야의 뮤지션들이 출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간 다른 음악 방송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음악이 대중에게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음악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케이블 채널 Mnet의 ‘에이 라이브(A-Live)’도 다락방 콘셉트라는 색다른 시도로 주목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야기가 있는 라이브 공연을 지향하고 있어서 매 회 출연 가수가 원하는 주제를 잡아 토크가 가미된 공연을 선보인다. 최근 녹화를 마친 바비킴은 ‘한 남자의 고백’을 주제로 자신의 무명 시절과 노래에 얽힌 사연, 아버지와의 추억 등을 공개했다. 공연을 하다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의 이러한 변신에 대해 가요계 한 관계자는 “음악과 스토리는 떼려야 뗄 수 없다고 본다. 대중이 음악에 공감할 수 있는 것도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과거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들은 노래와 새 앨범 홍보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악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가 공개되면서 팬들이 음악을 이해하게 됐다. 아티스트 역시 되게 만족하는 분위기다”고 밝혔다.
Mnet ‘A-Live’ 관계자 역시 “노래 한 곡을 완성하는 데까지는 굉장히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바비킴이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녹화를 하면서 팬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도 감동적인 무대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실력파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은 관객을 소름 돋게 하지만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에서의 가수와 팬 간의 교감은 관객을 감동케 한다. 스토리의 힘이 그만큼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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