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경쟁 '하녀'vs.'시', 흥행 온도차 극심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5.27 09: 17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나란히 진출했던 영화 ‘하녀’와 ‘시’의 흥행에 심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 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영화 ‘하녀’는 현재 185만 명의 관객을 넘어서 이번 주말 2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5월 13일 ‘하녀’와 같은 날 개봉한 ‘시’는 11만 명을 조금 넘어선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 수상의 영광은 ‘시’에게 돌아갔다. 현지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윤정희의 여우주연상까지 점쳤지만 탄탄한 시나리오의 전개가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여 각본상을 수상하게 됐다.

영화 ‘하녀’는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을 리메이크해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전작을 본 관계자들의 엇갈린 평으로 인해서 수상을 하지는 못했다. 
국내 관객동원의 추이를 보면 ‘하녀’는 파격적인 스토리 라인과 베드신, 정사신 등 자극적인 키워드로 인한 호기심으로 초반부터 기세를 잡아나갔다. 이에 비해 ‘시’는 20대 전후의 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주연배우에 영화를 보지 않았을 때는 다소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제목으로 선입견을 주며 초반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시’는 칸에서 공개된 이후 세계 언론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monde)는 “이창동 감독의 ‘시’는 꼭 두 눈으로 봐야하는 대담한 영화이다. 한 눈으론 인간의 최악을 다른 한 눈으론 그 반대인 최상을. 이 감독은 우리에게 제3의 눈으로 마지막을 보라고 권유한다”고 호평했다.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는 것을 우려해서인지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는 26일 ‘시’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과 관련한 국내 기자회견에서 “마음으로 통하는 영화이다” “시는 어려운 영화가 아니다” 등 영화의 홍보에도 힘을 기울였다.
또한 이창동 감독은 이번 주말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며 영화와 관객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막판까지 영화 ‘시’가 관객들의 마음을 부여잡으며 흥행의 반전을 기록하게 될지 충무로 안팎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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