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그래텍 독점계약, e스포츠 '지각 변동' 예고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5.27 10: 04

"프로리그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요"(O팀 감독). "무슨 말씀이세요. 계속 열려야죠. 아마 계약건도 조만간 잘되지 않을까요"(기자). "느낌이 좋지 않아요"(O팀 감독).
한 관계자의 말은 기우가 아닐 수도 있게 됐다. 한국e스포츠협회 대신 블리자드의 파트너로 곰TV를 서비스하던 그래텍이 선정되면서 e스포츠업계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고된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6일 그래텍의 인터넷 방송 채널인 곰TV와 e스포츠 및 방송 파트너십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그래텍은 향후 3년간 곰TV를 통해서 e스포츠 핵심종목으로 기대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를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추후 확장팩 등 블리자드 게임에 기반한 국내에서의 토너먼트 개최 및 e스포츠 행사 방송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e스포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다름 아닌 한국e스포츠협회와 온게임넷-MBC게임 등 기존 e스포츠 주체 세력들.
갑작스런 그래텍의 e스포츠 독점권 계약으로 앞으로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아무런 권리도 행사할 수 없게 됐으며,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e스포츠 사업의 전면 재검토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그래텍은 곰TV를 통해 '클래식'이라는 대회를 시즌3까지 운영한 적이 있다. 당시 4번째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들의 불참으로 인해 대회가 무산된 적이 있다. 특히 온게임넷-MBC게임 양 방송국 소속 게임단과 현재 중계권 사업자인 IEG 소속의 게임단은 3개 대회 모두 불참하며 그래텍에 대한 불신을 보여줬다.
지금 상황을 다시 설명하면 예전 e스포츠 주체세력으로 그래텍이 진입하면서 장애물 역할을 하던 단체들이 거꾸로 되는 상황에 처해진 것. 정말 복잡한 문제가 눈 앞에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e스포츠 관련 관계자는 "먼저 이 문제는 굉장히 민감해 질 수 있다. 난감한 사안이기도 하고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물론 그래텍도 이익을 좇는 기업이기 때문에 각 단체들과 교섭의 문을 열 가능성은 열려있다. 그러나 결코 쉬운 협상이 아닐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
다른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결되지 않은 현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이번 계약 건은 자칫 기존 시장 구조를 어렵지 않게 무너뜨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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