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머니투데이=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우충원 기자] '내줄 것은 내주고 챙길 것은 무조건 챙긴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7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고지 적응 훈련 캠프가 차려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첫 훈련을 실시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6일 그리스-북한전을 관전한 후 선수들보다 늦게 현지에 합류해 훈련을 이끌었다.
첫 훈련 시작과 함께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허정무 감독은 본선 조별리그서 펼칠 밑그림을 진하게 그린 상태였다. 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허정무 감독이 밑그림을 그리면서 가장 비중을 두는 대상은 B조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시티) 등 폭발적인 공격력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는 공수에서 불균형이 생긴 것으로 보이지만 분명 B조 1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3승을 하면서 조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만약 아르헨티나의 행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와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그는 "조별리그 시나리오를 보면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며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으로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럴 경우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서 나이지리아를 크게 이기는 것이 더 좋다. 비기면 우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조별리그서 2승1패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골득실차로 떨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은 한 팀이 독주를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16강 진출을 노리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일단 주력하고 있는 허정무 감독의 복안은 복잡할 수 있지만 단순하다. 상대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경시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하는 허정무 감독이 어떻게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가는 길을 뚫을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사진>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