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PD로 성공할까?
OSEN 이명주 기자
발행 2010.05.27 17: 28

방송인 신정환이 최근 케이블 채널 SBS E!TV 예능국에 정식 PD로 발령 받았다. 그는 앞으로 '신정환PD의 예능제작국'(이하 예능제작국)에서 메인 PD의 타이틀을 달고 프로그램 제작 전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
연예계 데뷔 17년차로 그 누구보다 예능 프로그램의 생리를 잘 아는 그이지만 연예인이 PD를 맡는다는 건 그리 호락호락한 도전이 아니다. 웃음을 주는 것에서 웃음의 포인트를 찾는 것으로 역할이 180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신정환이 새로운 도전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예인 신분으로 PD가 돼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사례가 국내 방송 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런 이유로 그는 제작진에 연예인 방송 작가가 필요하다는 의중을 전했고, 개그우먼 안영미가 전격 발탁되기도 했다.

예능인으로 어느정도 자신의 입지를 다진 신정환이 예능 PD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예능제작국'을 기획한 김경남 PD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가 웬만한 예능 PD보다 뛰어난 감각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김 PD는 "예능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는 신정환을 동급 최강으로 친다. 메인 MC 이미지가 없어서 그렇지 예능인으로서는 최고"라면서 "우리 PD보다 신정환이 더 잘할 거라는 의견이 있었다.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기획 단계만 해도 신정환을 PD로 기용하는 부분은 설정이었다. 첫 회를 녹화했는데 신정환의 감이 엄청나게 좋더라. 그래서 현장 진행뿐만 아니라 아이템 회의 등도 그가 맡아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예능 피디는 튀지 않고는 못 사는 직업이다. 오락적으로 해석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능력이 중요하기에 다큐멘터리나 교양 PD와는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르다. 이러한 점이 신정환을 PD로 기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김 PD는 안영미를 작가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회 찍고 나서 신정환 PD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사실 안영미는 그 모습 그대로 예능 프로그램 작가다. 예능 작가들이 전투적으로 일하고 약간 시니컬한 면이 있다. 그녀의 옷차림이나 말투도 전형적인 예능 작가 스타일이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웃었다.  
작가 발탁 소식을 듣고 안영미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에 대해 김 PD는 "안영미가 정말 좋아했다. 예능 작가로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면서 각오가 대단하더라"며 "그녀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뛰어나다. 안영미 작가에게 한 코너를 개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조만간 결과물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예능제작국'에 대한 방송사 내부의 기대감은 무척 높은 상황이다. 녹화가 끝난 1회분에는 남성 아이돌 그룹 엠블랙이 출연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PD는 "일단 1회 방송분을 본 예능 PD들이 '푸하하' 웃으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신정환의 순간적인 순발력이나 재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느낌이 좋다"며 "예능 PD들에게는 분당 시청률을 분석하는 작업이 무척 중요한데 이런 요소들도 2회 녹화 때 들어갈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유재석과 강호동으로 양분된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의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이야기했다. "언젠가부터 방송 프로그램 MC로는 유재석 아니면 강호동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면 웃음의 중심에는 신정환이 있는데 그가 가진 능력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신정환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해서 앞으로 좋은 MC로 성장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정환과 안영미가 PD와 작가로 만난 '신정환 PD의 예능제작국'은 매주 화요일 저녁 8시 SBS E!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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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E!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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