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지키는 야구'가 되살아났다.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2005, 2006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정현욱, 권오준, 권혁, 안지만 등 필승 계투조의 완벽투에 힘입어 21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연승을 질주 중이다. 25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렸던 SK와의 주중 3연전에서 필승 계투조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25일 경기에서 17안타를 터트린 화끈한 타선을 앞세워 14-1 쾌승을 거둔 삼성은 26, 27일 경기에서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다. 26일 외국인 선발 프란시스코가 4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5회부터 필승 계투조가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2이닝), 권오준(1⅓이닝), 정현욱(1이닝), 안지만(⅔이닝) 등 4명의 계투 요원들이 안타와 볼넷없이 상대 타선을 봉쇄, 2-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은 27일 선발 브랜든 나이트가 4⅓이닝 5실점으로 흔들리자 권오준을 투입했다. 실점 위기 속에 마운드에 오른 권오준은 ⅔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무엇보다 좌완 기대주 차우찬의 완벽투는 인상적이었다. 6회 3번째 투수로 등판한 차우찬은 2이닝 무실점(1피안타 2탈삼진)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삼성은 5-5로 맞선 7회 최형우의 결승 3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자 정현욱과 권혁이 1이닝씩 완벽하게 소화했다.

정현욱과 권혁이 고군분투했던 지난해의 모습과 달리 부상에서 신음했던 권오준과 안지만의 복귀 속에 필승 계투조는 더욱 강해졌다. 선발 투수가 5회까지 막아준다면 필승 계투조가 곧바로 투입 가능해 마운드 운용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지키는 야구의 마침표나 다름없는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삼성의 필승 계투조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또한 화끈한 공격력도 필승 계투조에 힘을 보탠다. 2005, 2006년과 비교하면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박한이와 채태인이 3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팀내 홈런, 타점, 장타율 1위를 기록 중인 4번 최형우가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필승 계투조의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만큼 투수들이 부담을 덜고 힘을 낼 수 밖에 없다. 탄탄한 마운드 재건 그리고 한층 강해진 공격력 속에 4년 만에 정상 탈환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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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