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필 더마트레(29)가 한국야구무대 데뷔전에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더마트레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동안 9피안타 3사사구 10실점(10자책)을 기록했다. 23일 새벽 한국에 입국한 더마트레는 시차가 아직 극복되지 않았는지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후 더마트레는 "상대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와 볼에 모두 방망이를 가져다 대는 것에 놀랐다"며 "컨택 능력과 공격성을 모두 지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더마트레는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종범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2루가 됐다. 안치홍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서 4번 최희섭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이어 차일목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2실점 했다.
더마트레는 2회에 내야 땅볼 2개와 포수 파울 플라이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시켜 안정을 취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 이용규를 또다시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3안타를 맞고 3점을 더 내줬다.
위기를 잘 넘기는 듯 싶었던 더마트레는 4회에 또다시 집중 안타를 맞았다. 이용규에게 1타점 2루타, 최희섭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한 뒤 이재영에게 공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1사 1,2루에서 물러난 더마트레는 후속 투수 이재영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2실점이 추가돼 총 10실점을 기록했다.
4회 원아웃까지 85개의 공을 던진 더마트레는 스트라이크를 53개 잡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를 스피드건에 찍었고, 평균 직구 구속은 143~145km를 유지했다. 직구의 공 끝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가라 앉은 것에 비춰볼 때 싱킹 패스트볼 경향이 있었다.

더마트레는 직구 외에 체인지업의 떨어짐이 좋았다. 평균 133~135km의 체인지업은 약간의 횡 회전이 함께 섞여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가라 앉았다. 그리고 슬라이더는 133~136km가 나왔지만 각도가 크지 않고 우타자 몸쪽으로 짧게 꺾여 들어왔다.
주자가 있을 때 셋 포지션 시간은 1루에 있을 때에는 보통 1.35~1.40초가 나왔고, 2루에 있을 때는 1.37~1.45초가 나와 평범한 주자일 때는 도루를 막을 수 있지만 발 빠른 주자에게는 도루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마트레는 3회초 1사 1루에서 1루에서 있던 발 빠른 이용규에게 도루를 허용했다.
더마트레는 제구력은 좋은 편이었다. 타자들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를 잘 잡았지만 이후 결정구로 던진 직구와 체인지업을 KIA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을 커트해 내자 볼넷과 안타를 맞았다. 더마트레는 2회 KIA 선두타자 김원섭과는 볼카운트 2-0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구에 속지 않자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수 앞 땅볼로 아웃 시키며 한국 야구의 특성을 깨닫게 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LG 야수들도 더마트레의 데뷔전을 도와주지 못했다. 3회 유격수 오지환이 최희섭의 땅볼 타구를 1루에 악송구하며 내야 안타를 만들어줘 이를 빌미로 KIA는 3점을 추가했다. 4회에는 2달여 만에 좌익수로 출전한 이택근이 이용규의 타구 때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미끄러져 넘어지며 2루타가 됐고, 곧바로 이종범의 3루수 앞 땅볼 타구 때 정성훈이 강한 땅볼 타구를 몸으로 잘 막았으나 손으로 더듬으며 또 다시 안타를 허용했다.
"실점을 많이 한 것이 아쉽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한 더마트레. 한국 야구 첫 경험이었지만 스스로에게 큰 깨달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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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