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1차 명단 불포함 고원준, 아깝다! 좀 일찍 나왔다면...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5.28 09: 28

지난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1차 명단(60명)을 발표했을 때 많은 야구계 인사들은 한 선수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아쉬워했다. 가장 많이 섭섭한 것이야 선수 본인이나 가족, 소속팀 관계자들이겠지만 직접 상관이 없는 야구계 인사들도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한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의 신예 우완 정통파 투수 고원준(20)이었다. 최근 넥센 선발 투수로서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망주인 고원준은 좋은 구위와 두둑한 배짱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시속 140km 후반대의 빠르고 묵직한 직구를 낮게 제구하며 90km대의 슬로 커브를 섞어 던져 타자들을 요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지난 19일 강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서 선발 등판, 8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의 투구를 펼친 것은 야구계를 놀라게할 정도였다. 5월 들어 넥센 선발진에 합류한 고원준은 지난 25일 한화전서는 상대 선발인 ‘괴물’ 류현진과 맞대결에서 비록 패전이 됐지만 밀리지 않고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3경기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는 등 쓸만한 우완 선발감임을 증명하고 있다.

5월 최고의 피칭을 펼치고 있는 우완 선발 투수이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성적이 부족해 이번 대표 명단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제 고졸 2년차로 경력이 일천하고 지난 해에는 2군에서 부상 치료와 기량 향상에 역점을 뒀기에 1군 성적표가 전무하다.
그래도 현재의 구위와 기량은 국가대표급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한 야구계 인사는 고원준의 경기를 보고 “예전 최동원의 전성기 때를 보는 것 같았다.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슬로 커브가 비슷하다. 두둑한 배짱으로 마운드에서 기죽지 않는 모습도 똑같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고원준이 좀 더 일찍 1군 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현재처럼 안정된 투구를 펼쳤으면 아시안게임 대표 1차 명단에는 가볍게 포함됐을 것이다. 가뜩이나 국가대표팀에 특급 우완 투수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고원준이 조금 일찍 떴다면 대표팀 기대주로 각광받았을 것이 확실하다.
고원준의 소속팀이자 이번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를 맡게 된 김시진 넥센 감독은 “4월부터 1군에서 성적을 냈으면 뽑혔을지 모른다. 하지만 고원준은 젋다. 앞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서 다음 대회를 노려도 괜찮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 난해 2차 신인지명 14번으로 입단한 고졸 2년차 투수인 고원준은 현재 11게임(선발 3게임)에 등판, 2승2패 방어율 2.67을 기록중이다. 지난달 15일 롯데전에서 1군 무대 데뷔전을 갖고 주로 패전처리를 맡았다. 그러다가 5월 12일 KIA전서부터 선발 등판, 인상적인 투구로 합격점을 받고 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는 5월 31일까지 대한체육회에 이번 1차 명단을 통보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체육회는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통보하고 최종 엔트리(22명)은 9월 최종 결정이 난다. 최종 엔트리 선정 후 부상자가 발생하면 1차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에서만 교체가 가증하다. 때문에 고원준으로선 이번 대표팀 승선은 힘들게 됐다.
단 한가지 방법은 있다. 고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상 등판예정인 이번 주말 LG전(30일)서 또 한 번 깜짝 투구를 펼친다면 명단 제출전 막판 합류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대표팀 1차 명단에 포함된 우완 투수들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고원준의 호투를 더욱 빛날 전망이다.
고원준이 주말 LG전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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