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은 것 같다".
'오버맨' 홍성흔(33, 롯데 자이언츠)이 점차 무게감을 더해 가고 있다.
홍성흔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0-4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짜릿한 좌월 솔로아치를 쏘아올렸다.

이로써 자신의 시즌 13호 홈런을 쏘아올린 홍성흔은 한화 최진행(14홈런)을 1개차로 추격에 나섰고 타점에서는 56타점으로 삼성 최형우(54타점)를 2점차로 벌린 선두를 지켰다.
무엇보다 이날 홈런은 최근 4경기 연속 홈런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개인 첫 4경기 연속포였기도 했으나 시즌 전 세웠던 '거포구상'이 방향성을 찾았기 때문이었다.
홍성흔은 시즌에 앞서 큰 모험을 감행했다.
'3할3푼1리와 3할7푼1리'. 2년 연속 타격 2위를 차지하게 만들어 준 타격폼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타점을 많이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결정적이 이유였다.
타격폼이란 것이 말이 쉽지 방망이 무게에 따라서도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왜 굳이 잘되고 있는 폼을 망치려 드느냐는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그는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거포본능을 잠깨운 것은 물론 컨택 능력까지 잃지 않았다. 타격 부문 4위(.335)에 올라 있는 홍성흔은 최다안타에서도 팀 동료 롯데 이대호(67개)에 이어 2위다. 출루율은 4위(.418)과 장타율은 당당히 6할을 넘긴 1위(.606)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1.025에 달해 선두다. 확실히 비거리가 늘어났다.
명실공히 컨택형 거포로 불릴만 하다. 목표한 80타점도 26타점만 넣으면 된다.
이에 홍성흔은 스스로를 "운이 좋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로이스터 감독님과 김무관 타격 코치께서 잘 도와주시고 성원해 주셨다"는 그는 "내가 의도하는 거포에 80% 정도 만족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상대가 위협을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작년보다는 그런 같다"면서도 "볼넷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100%를 향한 빈 20% 중 일부는 볼넷인 셈이다.
"수비도 나가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는 홍성흔은 "하지만 팀은 내가 나가지 않는 것이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태다. 이제 지명타자로도 완전히 적응이 끝난 상태"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홍성흔은 "감독님과 김무관 타격코치께서 나의 잠재적 능력을 발견해주셔서 이 만큼 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짧게 치는 타자였다면 야구적으로 매력이 없었을 것이다. 두 분께 감사한다"고 거듭 고마워했다.
'홍포' 홍성흔의 거포 시험이 시즌 끝까지 지켜져 결실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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