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주전경쟁 패배와 가시방석 1군생활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0.05.29 09: 07

소프트뱅크 이범호(30)가 결국 개막 두 달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이범호는 개막 이후 아슬아슬하게 1군에서 버텨왔다. 그러나 경기가 없었던 지난 28일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고지 감독은 이범호의 1군 등록을 말소했다. 이범호의 2군행은 새로 영입한 로베르코 페타지니의 1군 승격을 위한 사전조치로 보인다.
<스포츠닛폰>은 29일 야후돔에서 열리는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페타지니를 6번 지명타자로 출장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6월 이후 1군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2군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터트리자 긴급승격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아울러 이범호의 2군행 소식도 짧게 전했다. WBC 한국대표로 참가했지만 소프트뱅크에서 자신의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이범호는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8리로 부진했다. 이범호는 이날 야후돔 라커룸에서 자신의 짐을 정리했다.
이범호는 개막을 앞두고 3루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벤치멤버로 시즌을 맞이했다. 가끔 선발출전 기회도 얻었지만 주전은 아니었다. 성적은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타선슬럼프에 부심해온 소프트뱅크는 새로운 용병타자를 물색했고 페타지니의 영입으로 이어졌다. 같은 외국인타자 이범호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범호는 주전 3루수 마쓰다 노부히로의 손목골절상으로 기회를 얻는듯 했다. 3루수로 선발출전했지만 곧바로 모리노 사토루에게 자리를 내줬고 외국인타자 오티스도 3루수로 출전하면서 다시 벤치선수가 됐다.
아키야마 감독은 페타지니가 2군에서 홈런포를 쏘아올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범호의 2군행을 결정했다. 개막 이후 두 달동안 가시방석 같은 1군생활을 보내온 이범호에게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무엇보다 시범경기에서 주전경쟁 와중에 어깨통증이 도졌고 3루 수비를 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출전기회가 줄어들었고 경쟁에서 뒤진 결과가 됐다.
만일 김태균처럼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을 했다면 훨씬 빨리 일본투수들에게 적응을 했을 것이다. 김태균도 초반 극심한 슬럼프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니시무라 노리후미 감독이 흔들림 없이 4번타자 겸 1루수로 기용하자 김태균은 조금씩 적응했고 간파타자로 활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범호 처럼 들쭉날쭉한 출전기회에서 좋은 성적은 불가능에 가깝다. 까다롭고 다채로운 일본투수들의 공을 가끔 보는데 적응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범호로서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주전싸움에서 밀린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두달간의 시간은 일본야구를 경험했지만  주전으로 뛰지 못해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가시방석 같은 1군 생활에서도 나름대로 값진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이제 2군에서 심기일전과 차분한 준비를 통해 다시 1군행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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