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를 모를 것 같고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같던 그가 또 결승전서 무너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 강한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최종병기' 이영호(18, KT)의 이야기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동 KT 연습실서 만난 이영호는 필생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제동과 '리쌍록'을 앞뒀지만 승패를 초월한 비교적 평온한 상태였다. 악몽같던 역스윕 패배의 기억보다는 눈 앞의 강적인 이제동과 멋진 경기로 최고의 결승전을 팬들에게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되풀이했다.
웅진 김명운과 한창 연습 중이던 이영호는 연습의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태서 인터뷰에 임했다.

"지금 MSL 결승전 준비하느라 한창 정신이 없어요. 온 정신을 쏟아서 연습하고 있죠. 결승전서 멋진 경기 기대해주세요".
22일 스타리그 결승전 패배의 여파에 대해 이영호는 "거짓말 같지만 다 잊었다. 처음에는 나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틀 정도 지나니까 다 잊을 수 있었다. 신기할 지경이다. 지금 MSL 결승전만 집중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나는 이제동 선수와 싸운다기 보다는 어수선한 마음가짐을 다잡는 게 더욱 중요하다. 5전제 승부서 졌다는 사실로 갚아줄 빚이 있다는 생각보다는 멋진 경기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이 더 프로의 마인드 아닌가"라며 스타리그 결승전 패배에 대한 언급을 마무리했다.
MSL 결승전 맵 배치에 대해서는 "맵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테란 입장에서도 할 만 하고, 제동이 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략의 완성도와 컨디션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만약 3세트를 이긴다면 이번 우승은 내 차지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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