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추신수, 엇갈린 출장…첫 맞대결 무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5.29 11: 14

박찬호 1이닝 무실점, 추신수 4타수 무안타
"박찬호는 한국인들에게는 과거 투수 영웅과도 같은 존재였고, 지금은 추신수가 타자로서 엄청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만남에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인 중계 캐스터 폴 오닐(47)도 흥미로움을 표현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찬호(37)와 추신수(28)가 29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뉴 양키스타디움에서 만났다. 박찬호는 양키스 유니폼을,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각각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와 중부지구 소속인 박찬호와 추신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 총 162게임 가운데 8차례 맞대결 가운데 첫 만남이었다. 

경기 전 이들은 운동장에서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박찬호와 추신수의 '투타 맞대결'은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추신수는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8회초 1사 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뒤 박찬호가 9회초에 등판, 아쉽게 사상 두 번째 한국인 선수 맞대결은 볼 수 없었다.
메이저리그서 한국인 투타 대결은 지난 2004년 4월 김선우(당시 몬트리올)가 중간 계투로 등판해 최희섭(당시 플로리다)을 상대해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게 유일한 기록이다.
박찬호는 지난 2월 양키스행 발표 기자회견에서 "추신수랑 같은 아메리칸리그인 만큼 자주 만나지 않겠냐"며 "추신수를 만나면 내가 뭘 던져야 신수에게 홈런을 맞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찬호는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스타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모든 투수들이 연구해야 할 타자다. 추신수에게는 안타를 맞아도, 홈런을 맞아도, 삼진을 잡아도 좋을 것 같다"라며 "승부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날 양키스 선발 필 휴즈의 호투에 밀려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휴즈는 올 시즌 양키스 5선발로 5승1패 평균자책점 2.70을 마크하며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주무기인 90마일대 중반의 직구와, 낙차 큰 체인지업을 잘 던진다. 지난 겨울 팀 동료 조바 체임벌린과 선발 경쟁에서 승리했던 가장 큰 이유가 체인지업의 위력이 업그레이드 됐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첫 타석에서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94마일(151km) 바깥쪽 꽉찬 직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휴즈는 추신수와 첫 대결에서 철처히 직구 승부를 펼쳤다. 6개 가운데 커브 1개를 제외한 5개가 직구였다.
추신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양키스 1루수 마크 테세이라의 호수비에 걸리며 1루수 앞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추신수는 볼카운트 2-0에서 4구째 76마일(122km) 커브에 스윙을 했으나 타이밍이 약간 빨랐다. 휴즈는 추신수와 두 번째 대결에서는 커브2개,체인지업 1개를 던지며 첫 타석과는 완전히 다른 투구 패턴으로 승부했다.
추신수는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한복판으로 들어온 실투성 90마일(145km) 직구였지만 아쉽게 안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8회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선 추신수는 구원 투수 세르지오 미트레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83마일(133km) 바깥쪽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맞춰 힘껏 스윙 했으나 중견수 커티스 그랜더슨의 정확한 수비위치와 타구 판단에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양키스가 7회말 공격 때 무사 만루에서 4번타자로 나선 로빈슨 카노가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키스는 2회말 닉 스위셔의 시즌 9호 투런홈런으로 기선을 제안한 뒤, 2-1로 클리블랜드가 추격한 6회말 무사 만루에서 후안 미란다의 밀어내기 볼넷과 브렛 가드너의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더 추가해 4-1을 만들었다.
클리블랜드가 7회초 러센 브래년의 솔로 홈런으로 4-2로 쫓아오자 이번에는 카노가 그랜드 슬램을 날리며 8-2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박찬호는 9회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을 93마일(150km)까지 끌어 올리고, 제구가 안정되면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고 5경기 연속 실점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찬호가 깔끔하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자 지라디 감독은 밝게 웃으며 박찬호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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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타임스퀘어 비주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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