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MSL 우승
두 번의 좌절은 없었다. 양대리그 우승을 노렸지만 스타리그 마지막 실패는 결국 생애 첫 MSL 우승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최종병기' 이영호(18, KT)가 필생의 라이벌인 '폭군' 이제동(20, 화승)을 셧아웃시키며 생애 첫 MSL 우승의 기쁨과 최연성 이후 6년만에 테란 양대리그 제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영호는 29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특설무대에서 열린 '하나대투MSL 2010' 결승전서 스타리그 준우승의 상처를 딛고 이제동이라는 최강의 저그를 잡아내는 데 성공하며 생애 첫 번째 MSL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이영호는 최연성 이후 테란 최강자의 계보를 잇는데 성공했고, 자신이 현 시점의 최강자임을 입증시켰다.
또 그동안 세번의 5전제 승부서 단 한 번도 이제동을 이기지 못했던 앙갚음도 제대로 해내며 저그전 5전제의 약점도 극복하는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MSL 3회 우승으로 금배지를 노렸던 이제동은 이영호에게 집중력에서 밀리며 패배의 쓴 잔을 마셔야 했다.
먼저 공격의 실마리를 잡은 것은 이영호였다. 그동안 이제동을 상대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던 이영호는 운영전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던 1, 2세트서 과감한 선제 공격을 강행하며 이제동을 흔들었다. 1세트서는 다수의 바이오닉 병력으로 이제동을 무너뜨렸고, 2세트서는 발키리+바이오닉 조합으로 제압하며 순식간에 2-0으로 달아났다.
승부의 쐐기는 3세트 '매치포인트'서 매조지됐다. 자신이 약한 전장인 '매치포인트서'서 이영호는 급한 전진 전략이 아닌 차분하게 입구를 봉쇄한 뒤 후반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동이 3해처리 히드라리스크 올인 러시라는 승부수를 준비했지만 벙커 2개를 건설하며 단단하게 입구를 방어한 이영호는 무너지지 않았다.
탱크로 위기를 넘긴 이영호는 탱크 숫자가 추가되자 이제동의 앞마당을 두들기기 시작했고, 이제동의 앞마당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첫번째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는 "너무 기쁘다. 앞으로 임요환선배와 홍진호 선배의 '임진록'처럼 최고의 라이벌 관계를 계속 해 나가고 싶다. 우승을 차지해서 너무 행복하다"라고 감격적인 우승 소감을 밝혔다.
패자 이제동은 "이영호 선수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완벽하게 0-3으로 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자주 만날거라고 생각된다. 멋진 경기로 다음에는 내가 승리자가 되겠다. 지금이 끝이 아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겠다"며 담담하게 준우승 소감을 말했다.
통산 첫번째 MSL 우승을 차지한 이영호는 상금 5000만 원과 우승자 배지가 수여됐고, 준우승을 차지한 이제동은 상금 2000만 원을 받았다.

◆ 하나대투증권 MSL 2010 결승전
▲ 이영호(KT 롤스터) 3-0 이제동(화승 오즈)
1세트 이영호(테란, 7시) 승 <트라이애슬론> 이제동(저그, 5시).
2세트 이영호(테란, 11시) 승 <오드아이2> 이제동(저그, 5시).
3세트 이영호(테란, 7시) 승 <매치포인트> 이제동(저그, 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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