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선수들의 플래카드 세리머니 고맙다"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5.29 21: 56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소속팀 선수들의 세리머니에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수원은 29일 저녁 7시 30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 포스코컵 2010 A조 2라운드에서 강민수와 이상돈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수원은 승점 6점을 확보해 A조 선두인 전북 현대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전북 +4, 수원 +3)에서 뒤지면서 2위에 머물렀다.

수원의 서포터스인 그랑블루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그동안의 설움을 털어버렸다.
누구보다 승리가 기뻤던 인물은 차범근 감독이었다. 수원의 창단 역사상 최다 연패(7연패)를 기록하는 등 최하위로 추락한 성적을 책임지고 물러난 차범근 감독은 2연승을 거두는 순간 팔을 높이 들었다.
더군다나 전반 8분 강민수가 선제골을 터트린 뒤 팀 동료들과 함께 "우리는 감독님과 계속 뛰고 싶습니다"는 플래카드를 흔드는 세리머니를 보여줬기에 기쁨은 두 배일 수 밖에 없었다.
차범근 감독은 "깜짝 놀랐다"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갑작스러운 사퇴 발표가 선수들에게는 충격일 수도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어서 더욱 감동이다"는 심정을 전했다.
이어 차범근 감독은 "감독의 퇴진이 결정된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경기장이나 훈련장에서 더욱 열심히 뛰는 모습으로 보답하려고 한다. 고마울 뿐이다. 최근 승리가 후반기에도 이어져 전반기 부진에서 회복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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