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주류' 웹게임 시장, 반란의 바람 분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0.05.30 08: 00

지난 2009년은 한국 게임시장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 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웹게임 열풍이었다. 설치가 간편하고 조작이 용이한 웹게임은 2010년 들어서는 이제 게임 업체의 '선택'이 아닌 '필수' 품목이 됐다. 
자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한게임, 엔씨소프트, 넥슨, 위메이드, 엠게임 등이 외산 웹게임을 서비스하거나 자체 개발 웹게임들을 준비하면서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시장 전체를 살펴보면  세계적인 웹게임 열풍에 즈음해 한국 업체들이 비교적 빠르게 주류를 이룰 수 있는 중국산 웹게임을 앞다투어 수입하면서 당연하게 '삼국지' 계열의 웹게임 시장이 형성됐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삼국지 주류의 형성의 배경이 됐다. 역사 분위기가 진하게 흘러나오는 웹게임은 자투리 시간을 내기도 아까운 직장인들을 업무시간과 쉬는 시간에도 컴퓨터 앞에 붙잡는 데 성공했다.
삼국지 주류의 웹게임은 유저들 뿐만 아니라 웹게임 업계로부터도 환영받았다. 전략게임의 특성상 필요한 아이템이 다양해 쉬운 수익화가 먼저였고, 웹게임 주소비층인 남자 유저들이라면 누구나 '삼국지' 향수를 가지고 있어 시장 장악에 용이했던 것.
그러나 2010년 이 풍조는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누가 먼저 나선 것도 아니지만 장르의 다양화를 선언하면서 수입선이 다변화되기 시작했고 제작비 1억 원 선에서 개발이 가능한 웹게임 특성을 십분 활용해서 한국 업체들이 개발에 나서며 삼국지 소재를 차용한 웹게임 시장의 풍조를 바꾸는 선봉장이 되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난 3월 첫 테스트를 시작해 4월 29일부터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웹게임 '신마령(http://smr.webgamech.com)'. 단순한 턴제 방식이 아닌 '카드 배틀 시스템'을 도입해' 기존 일반 웹게임과는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했다. 카드 트레이닝 카드 게임을 활용한 전투 방식은 유저들에게 새로운 쾌감이라는 또 다른 재미를 불러일으켰다.
기존 웹게임이 건물을 짓고 병사를 육성하는 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면 신마령은 카드를 정리하는 시간 정도면 얼마든지 전투를 진행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지고 이를 통한 승리의 쾌감을 맛볼 수 있다. 
단순하게 차례를 기다리던 턴 방식을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게임에서 요구되는 빠른 손놀림이 필요없다는 점도 차별성 부각에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수 천 종의 카드를 치밀한 계산과 예측으로 자신만의 덱을 구성한다는 요소도 신마령 히트에 단단히 한 몫 했다. 여기다가 유저들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재방문률도 75.4%에 달해 유저들로부터 '쉽고 재미있는 웹게임' '육성의 진수를 느끼게 한 웹게임'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기대작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했다.
더파이브인터렉티브 이정윤 마케팅본부장은 "이제까지 웹게임 시장의 주류는 분명 삼국지 기반의 웹게임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다른 장르들이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다. 또 다양한 장르만이 웹게임 시장이 나아갈 길이다. 향후 스마트폰에 창작 가능한 웹게임 등장하면 장르는 더욱 다양해 질 것"이라고 향후 웹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예상했다.
국산 웹게임들을 들고 시장에 나선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위메이드는 '천검영웅전(http://skyhero.wemade.com/)'과 '판타지 풋볼 매니저'로 웹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위메이드는 '천검영웅전'을 시작으로 연내 3~4종의 웹게임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며, 향후 위메이드의 IP를 활용해 스마트폰 시장과 웹게임, 유무선 연동 게임 등 모바일 플랫폼과 연계되는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삼국지 편중 현상의 타도 선봉장으로는 후발주자로 나선 엠게임도 주목의 대상이다. 엠게임은 독일 게임업체 빅포인트와 계약을 맺고 SF 배경의 '다크오빗'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양 웹 RPG인 '씨파이트', 밀리터리 전략게임인 '디폴리스' 를 올해 안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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