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가 수평이 된 상태에서는 힘이 퍼져 나가니까요. 오히려 세워서 집중시키라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으나 왕년의 스타는 유망주를 향해 손짓발짓을 동원, 지도에 집중했다. 2년 차 내야수 김상수(20.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야구 수준을 보기 위해 잠실을 찾은 다쓰나미 가즈요시 니혼 TV 해설위원의 지도 속에 타격 훈련을 마쳤다.

지난해 경북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김상수는 빠른 발과 신인 답지 않은 패기를 바탕으로 데뷔 시즌 2할4푼4리 17타점 18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주전 유격수 박진만의 2군행 공백을 메우며 21경기 3할2푼3리(31타수 10안타, 29일 현재) 6도루로 활약 중.
고교 시절 경쟁자였던 안치홍(KIA), 오지환(LG)과는 다른 스타일의 선수가 바로 김상수다. 안치홍, 오지환이 임팩트 순간 힘을 가하는 인상적인 타격으로 공격형 야수의 면모를 비췄다면 김상수는 당시 동급 최고의 주루 플레이와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 것.
호쾌한 타격이 아닌 컨택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인만큼 주니치 시절(1988~2009년) 공-수-주를 갖춘 명 내야수로 이름을 날린 다쓰나미는 김상수의 타격 자세를 눈여겨본 뒤 방망이를 보다 짧게 잡고 세우는 시늉을 해보였다. 거포 식 어퍼 스윙으로는 본연의 타격을 할 수 없으니 보다 컨택에 집중하는, 내려찍기 식 타격을 하라는 동작이었다.
훈련이 끝난 후 김상수는 "말은 안 통해서 이야기로는 잘 모르겠어요"라며 웃으면서도 "방망이를 세워서 스윙으로 이어가라고 하더라. 가로로 방망이를 눕혀서 가는 스윙이었는데 그 모습으로는 내 타격을 할 수 없다면서 방망이를 세워 때려내라는 주문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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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