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랭킹 82위에 무너진 허정무호, 왜 고전했나?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5.30 23: 50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기대했던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허정무호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밤 10시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의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열린 벨라루스에 0-1로 패했다.
최근 에콰도르와 일본을 모두 2-0으로 물리치면서 상승세를 탔던 허정무호였기에 의아한 결과. 더군다나 벨라루스는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한국 47위, 벨라루스 82위)에서도 한참 아래인 상대였다.

▲ 시차 그리고 수중전 여파
허정무호의 부진은 예상치 못했던 두 가지 악재가 원인이라는 평가다. 바로 시차 적응과 갑작스러운 수중전의 여파다.
지난 25일 일본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입성했던 허정무호는 한일전에서 지친 선수들의 체력 회복에 주력했다. 그러나 나흘의 시간으로 완벽한 컨디션을 회복하기에는 무리였다. 7시간이나 벌어진 시차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여기에 경기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내린 소나기도 선수들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였다. 한일전 역시 수중전이었지만 벨라루스전과 달리 일기 예보를 통해 알고 있었다. 전반 31분 곽태휘가 불의의 부상으로 이정수와 교체된 것은 이런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적용된 결과라는 평가다.
▲ 그리스를 대비한 다양한 시도는 수확
그러나 그리스를 대비한 것으로 보이는 다양한 시도는 수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오랜만에 골키퍼 장갑을 낀 이운재의 신중한 패스 연결. 그동안 롱킥을 선호했던 이운재는 공중볼 다툼에서 우리를 압도한다고 평가받는 그리스를 예상한 탓인지 수비수들을 활용해 공격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좌우 측면에서 시도한 크로스와 프리킥의 변화도 나쁘지 않았다. 낮고 빠르게 깔리는 프리킥은 벨라루스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만 본다면 벨라루스가 그리스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상대가 수비에 주력할 때 어떻게 공격을 풀어갈 것인지 허정무 감독이 해답을 얻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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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쿠프슈타인(오스트리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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