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뱅' 이병규, 이제는 '수비달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5.31 07: 29

9회말 2아웃 2사 1,2루. 안타 한방이면 승패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 수비수들은 '제발 나에게 타구가 오지 말아달라'고 기도한다.
그러나 LG 트윈스 좌익수 '작뱅' 이병규는 나에게 공을 달라고 주문을 거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정말로 그에게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날아왔다.
이병규가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9회말 2사 1,2에서 넥센 6번 송지만의 라인드라브 타구에 온 몸을 날리는 슬라이딩 캐치로 팀 승리를 건져냈다. 그가 건져낸 공 하나로 LG는 연장에 돌입해 11회초 터진 박병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연승을 거뒀다.

이병규는 전날(29일)에도 넥센과 경기 때 9회말 2사 2루에서 자신에게 날아온 클락의 좌전안타를 잡아 2루에서 홈으로 뛴 유한준을 빨랫줄 송구로 잡아냈다. 그의 호수비 덕분에 LG는 넥센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연장에서 승리를 거뒀다. LG가 거둔 주말 넥센전 2연승은 수비에서 '작뱅' 이병규의 보이지 않은 공이 컸다.
이병규는 공격에서도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선보이고 있다. 1군에 올라와 깜짝 홈런포를 날리며 만년 '유망주' 딱지를 떼는 듯 했다. 그러나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시즌 타율이 2할 초반대까지 떨어 졌다. 그러나 "현재 '작뱅'의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는 사이클"이라고 밝힌 서용빈 타격 코치 말대로 이병규는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7안타로 3할6푼8리의 고감도 타격을 과시하며 시즌 타율을 2할7푼2리까지 끌어 올렸다.
언뜻 '빅5'에게 밀리는 것처럼 보였던 '작뱅'이병규. 그러나 안정적이고 빼어난 수비를 바탕으로 주전 좌익수로 소리 없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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