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앞둔 '수삼'의 무리수, '막장답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0.05.31 08: 15

KBS 2TV 주말연속극 '수상한 삼형제'(이하 수삼)의 막장 일변도는 변함이 없다. 종영을 단 2주 앞둔 '수삼'은 여전히 찢긴 상처들로 가득하다. 아픈 생채기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다른 흠집을 내고 다시 꿰매고 다시 찢고 봉합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지난 주말에는 이혼 위기를 넘긴 이상(이준혁 분)-어영(오지은 분) 부부가 불임 가능성을 진단받고 절망에 빠졌다. 순경(박인환 분)-과자(이효춘 분) 부부는 순경의 실직, 창업 사기 등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다가 등산을 간 순경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고 전전긍긍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멀쩡히 살아 돌아온 남편 순경을 보면서 후회와 반성의 눈물을 흘리는 과자의 모습, 갈등은 또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 드라마는 방송 초반부터 막장 논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시청률이 40%를 오르내리지만 그만큼 욕도 많이 먹었다. 극중 캐릭터는 물론 갖가지 사건과 갈등들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억지스러웠고 이른바 막 나가는 경우가 많아 불쾌하다는 지적들이 빗발쳤다. 고부 사이, 부부지간, 부모 자식 간 등 '수삼' 속에 등장하는 모든 '관계'들은 갈등과 혼란에 빠져 허우적댔다. 매일 매일 고성을 지르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주인공들이 화면을 메웠다.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고 무난한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도 후반부에 들면서 엄청난(도지원 분)이 개과천선(?)하고, 과자와 둘째 며느리 우미(김희정 분)가 화해하고, 이혼 기로에 놓였던 이상-어영 부부가 제자리를 찾고, 현찰(오대규 분) 부부가 재산을 되찾고 재기에 성공하는 등 흐뭇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나 싶더니 해결된 문제들만큼 새로운 문제들이 또 다시 고개를 들며 여전히 독한 냄새를 풍긴다.
'수삼'은 스스로가 뒀던 무리수를 봉합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종영까지 4회를 남겨둔 상황에서 '막장극'의 오명을 벗기 위한 불필요한 감동 자아내기가 오히려 끝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동안 억지 갈등과 개연성 없는 막장 전개를 거듭했던 '수삼'은 어떻게든 착한 마무리를 향해 불필요한 황혼 이혼, 불임 등 끝까지 온갖 무리수를 두며 정신없는 전개를 펼치고 있다. 이 찢어놓은 상처들을 다 꿰매곤 '착하고 건강한 가족드라마'였다고 할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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