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연령 40.6세의 남자 7명이 수십 년 만에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쌌다. 또 다른 남자 7명은 '수학여행의 메카'로 불리는 경주에서 추억의 수학여행을 즐겼다.
지난 30일 방송된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에서는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남자의 자격' 멤버들의 모습과 추억의 수학여행을 떠난 '1박2일' 멤버들의 여정이 펼쳐졌다. 공교롭게도 '해피선데이'는 이날, 두 코너 모두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추억의 아이템으로 색다른 재미와 의미를 안겼다.
여고생 딸 예림이를 가진 아빠 이경규가 고등학생이 되어본다는 설정이나 학창시절, 학교를 멀리 했던 '아웃사이더' 김태원이 학생들 사이에 섞여 고등학교 교실에 앉아 있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이날 '남격'은 큰 웃음을 유도했다. '1박2일' 역시 교복을 입은 일곱 멤버들이 경주 유적지들을 돌아다니거나 유스호스텔에서 유치한(?) 게임을 즐기는 장면들이 친근하면서도 유쾌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이날 '남격'이나 '1박2일'은 웃음을 넘어 '예능'이 가진 또 다른 역할을 발견케 했다. 과거를 다루고 추억을 이야기한 이날 방송분은 부모-자식 간의 소통과 이해의 장을 선사한 것. 남녀노소 불문, 성별과 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으로 접근한 제작진의 의도가 빛을 발한 날이었다.
'남격'을 보며 요즘 청소년들은 교복 자율화 시대를 알게 됐고, 부모들은 내 자식의 교실 풍경을 엿봤다. '1박2일' 속 경주의 유적지들을 보며 부모와 자식이 함께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온가족이 둘러 앉아 TV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일요일 안방극장 저녁에 딱 어울리는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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