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현재 몸상태와 경기력 위주로 23인 정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0.06.01 05: 20

[OSEN/머니투데이=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 우충원 기자] "현재의 몸상태와 경기력을 위주로 최종 엔트리를 결정했다".
허정무 감독은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 호텔에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할 운명의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30일 벨라루스전을 끝낸 뒤 장고에 들어갔던 허정무 감독은 결국 이근호(이와타), 신형민(포항) 그리고 구자철(제주)을 제외했다.
당초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발표를 갑작스럽게 앞당긴 허정무 감독은 침착한 표정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후 평가전을 거치며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의 막바지에 이른 허 감독은 가장 먼저 탈락자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허정무 감독은 "이근호, 신형민 그리고 구자철을 제외한 23인의 최종 명단을 확정했다"고 발표한 후 "코칭스태프와 메디컬, 피지컬 팀의 의견을 종합해 고려했다. 이근호는 슬럼프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형민은 벨라루스전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는데 그 여파가 본선까지 지속될 것 같다. 구자철도 아쉽지만 포지션이 중복돼 탈락시켰다"고 탈락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허 감독은 "미리 얘기가 나간다면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지금 돌아가 개별적으로 미팅을 할 것이다. 세 명 모두 남아공에 가지 않고 소속팀으로 돌아간다"면서 "소속팀에서 다 돌아오길 원하고 있는 상태다. 모두 다 데리고 가고 싶었다. 그 동안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탈락하게 됐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러나 결국 지난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 받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가장 큰 관심거리는 '라이언킹' 이동국(전북)과 젊은피들의 발탁 여부. 이동국과 함께 '젊은피' 그룹에는 구자철을 제외한 이승렬(서울)과 김보경(오이타)이 이름을 올렸다.
허정무 감독은 이동국의 발탁 배경에 대해 "오늘(현지시간 5월 31일) 아침에 메디컬 팀과 함께 병원에 가서 MRI 촬영을 했다. 상처가 아문 상태다"면서 "1주일 후부터는 100% 몸 상태로 팀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피지컬 팀에서도 무리해서라도 뛰어야 한다면 첫 경기도 뛸 수 있고 두, 세 번째 경기는 무리 없이 뛸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또 허 감독은 "김보경이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경기서 결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선수다. 한일전을 비롯해 짧은 출전 시간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대답했다.
이근호의 탈락에 대해서 허 감독은 "현재 대표팀 선수 중 피지컬 측면에서 나쁜 선수는 없다. 적응을 잘해가고 있다. 이근호는 그 동안 경기에서 많은 기회가 갔는데 너무 슬럼프가 길었다. 소속팀에서 부진보다는 대표팀에서 너무 오랜 시간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거의 1년 정도 된 것 같다. 3월 코트디부아르전과 그 이전의 유럽 원정에서도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정무 감독은 이번 명단 발표와 함께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확언했다. 허 감독은 "모든 것은 내가 짊어질 것이다. 내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만족한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 그런 각오로 남아공에 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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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이슈티프트(오스트리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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