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하위권을 맴돌아 마음이 답답한데 주위에서는 부럽다고 한다. 뭐가 부러운 것일까.
새내기 사령탑인 한대화(50) 한화 이글스 감독은 요즘 하위권의 타팀 감독들로부터 ‘부럽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8위인 넥센 히어로즈의 김시진(52) 감독과 6위인 LG 트윈스의 박종훈(51) 감독은 7위인 한화와 경기를 할 때면 한 감독에게 부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김 감독과 박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한 감독에게 “한화는 그래도 우리보다 낫다. 에이스 류현진이 연패를 끊어주는 등 선발진이 좋다”며 부러워한다. 심심치 않게 연패에 빠지는 두 감독으로선 국내 최고의 에이스인 류현진이 버티고 있는 한화가 자신들 팀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 감독은 “아니 그런 말씀 좀 하지 마세요. 넥센은 젊은 투수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LG는 유망주 투수가 많지 않냐”며 한화 투수진이 안정됐다는 말은 그만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래도 타팀 감독들의 부러움이 계속되자 한 감독은 “그럼 아예 다 바꿉시다”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한 감독은 “박종훈 감독에게 그렇게 부러우시면 감독 자리를 바꿀까요라고 받아쳤더니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라”며 웃었다.
또 김시진 감독이 연일 부러워한다고 전하자 한 감독은 “그쪽하고는 투수들을 바꾸자고 할까요. 아마 안바꾼다고 할걸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넥센하고 감독을 맞트레이드 하자’고는 안하냐고 묻자 “그건 좀 곤란한데요. 거기는 불안해서...”라며 감독 맞바꾸기에서는 한 발을 뺐다.
한화의 ‘괴물 에이스’인 류현진은 최근 양팀을 상대로 완벽투구를 펼쳐 부러움을 살만했다. 5월 11일 LG 트윈스전서는 완투승을 거두며 1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 프로야구 정규이닝(9이닝)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고 5월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서는 올 시즌 첫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속담처럼 선발진의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하위권의 사령탑들은 ‘괴물’ 류현진을 앞세워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한 대화 감독을 부러워하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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