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김현수를 꿈꾸며 퓨처스(2군)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실력을 갈고 닦은 93명의 신고 선수들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자로 8개구단 93명의 신고선수들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해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정식 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팀에서 정식 엔트리에서 제외돼 신고선수로 계약했다.
KBO의 자료에 따르면 8개구단에 등록된 신고 선수는 총 94명으로 집계됐다. 신고 선수가 가장 많은 팀으로는 LG 트윈스로 무려 23명이나 되며, 반면 넥센 히어로즈는 4명에 불과했다. 이외 지난 해 챔피언 KIA 타이거즈 15명, SK 와이번스 13명, 두산 베어스 14명, 삼성 라이온즈 10명,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7명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말부터 개막된 퓨처스리그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 야구 열기속에 매번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1군 야구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함성 소리를 꿈꿨다.
8개 구단 별로 재능 있는 신고선수들의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먼저 가장 많은 신고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LG는 타자로는 문선재(20)와 투수로는 김지용(22)이 가장 눈에 띈다. 문선재는 지난 4월 16일 인천 송도 SK LNG 구장에서 열린 SK 2군과의 경기에서 1루수, 2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5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모두 터트리며 4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문선재는 퓨처스에서 38경기에 출장해 126타수 39안타 3할1푼의 타율과 7홈런 17도루를 기록 중이다. 광주 동성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7번으로 LG에 입단한 문선재는 입단 2년째를 맞아 신고선수 신분으로 바뀌었다.
투수인 김지용은 지난해 강릉 영동대를 졸업하고 지난 해 신고 선수로 LG에 입단했다. 키는 170cm도 되지 않을 만큼 단신이지만 하체를 100%이용해서 묵직한 직구를 구사하며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LG 김진철 스카우트 팀장은 김지용 이야기를 할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제2의 오승환으로 불릴 것"이라고 칭찬한다. 김지용은 퓨처스에서 6경기에 등판해 7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 6탈삼진을 잡으며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있다.
KIA 윤기두 운영팀장은 "KIA는 아직 신고선수들 중에서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킬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한화 한 관계자는 "1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인 선수가 있다"고 밝혔다. 두산은 내야수 안동현(24)이 시범경기 때부터 김경문 감독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던 만큼 당장은 아닐지라도 1군 엔트리 등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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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