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영건' 고원준은 지난 5월 19일 1위를 질주하던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8회 1아웃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달렸다. 그러나 이호준에게 2루타를 맞고 대기록 달성이 무산됐다. 기록은 깨졌지만 이 경기를 통해서 많은 야구팬들과 관계자들이 고원준의 활약에 깜짝 놀랐다. 그러나 넥센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은 고원준이 프로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지난 달 30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노 팀장은 "(고)원준이가 SK전 때 노히트 직전까지 갔던 것을 TV로 지켜봤다.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정말 흥분됐다"며 "고교 시절에도 신체조건이 우수해 투구 밸런스만 잘 잡아 준다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OSEN의 요청에 고원준이 고3이었던 2008년 당시 노 팀장이 직접 작성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건넸다.
우완 정통파(오버핸드)인 고원준은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2번으로 넥센에 지명돼 입단했다. 고원준은 2008년 전국대회에서 11경기에 출전해 43⅔이닝 동안 28피안타 27사사구 42탈삼진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수치상으로 '초고교급' 수식어는 붙지 않고 재능을 가진 우수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넥센 노춘섭 스카우트 팀장 눈에는 고원준이 특별했다. 노 팀장은 "신체 조건이 양호했고, 고1때부터 가능성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을 했다. 체격은 다소 마른 편이나 볼을 때리는 능력이 우수한 편이며, 볼 끝이 좋으며, 제구력이 양호하나 다소 기복이 있어 보인다"고 보고서에 기술했다.
노 팀장은 고원준의 장단점으로 "몸쪽 공을 과감하게 구사하는 배짱이 있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은 선수다. 그러나 간혹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제구의 기복을 보이기도 하며, 결정구에서 안타를 허용하는 부분이 단점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고원준은 2008년 대붕기에서 9⅔이닝 동안 8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그러나 그는 화랑기와 봉황대기에서는 각각 9⅓이닝과 11이닝을 던져 5사사구 11탈삼진, 4사사구 10탈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그는 "체력적인 보강이 필요한 선수라 판단되며,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패턴과 운영능력을 키운다면 향후 좋은 투수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 사료된다"고 정리했다.
노 팀장의 스피드건에 찍혔던 고원준의 구종은 고교시절부터 4가지를 구사했다. 먼저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였으며 평균 구속은 138~142km로 평가됐다. 슬라이더는 119~124km, 체인지업은 126~131km, 커브는 105~110km라고 체크되어 있었다.
넥센에 입단 후 고원준은 지난 해 퓨처스에 머물며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집중했고, 정민태 투수 코치로부터 슬로 커브, 포크볼, 싱커 등을 배웠다. 고원준은 올 시즌 1군 무대 12경기에 등판해 41⅔이닝을 던져 2승2패 42탈삼진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하고 있다.
고원준은 "프로에 와서 팔 각도를 더 높여 처음에는 공 스피드도 잘 안 나왔지만 훈련을 거듭하면서 볼 스피드도 좋아졌고, 변화구 제구도 더 좋아졌다"며 "1군에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agass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