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제는 6강 진출을 기대하기도 힘든 처지가 되어버렸다.
광안리를 2007년과 2008년 2년간 호령했던 삼성전자가 믿었던 대들보인 프로토스 진영이 몰락하면서 암울한 5라운드를 시작했다. 5월 한 달간 성적은 2승 5패로 철저하게 4라운드 대반격을 시도했던 김가을 감독의 속을 새까맣게 타들게 했다.

송병구-허영무로 이어지는 최강의 프로토스 라인업에 유망주 임태규까지 3명의 프로토스를 내세웠지만 한때 리그 최하위 전력이었던 SK텔레콤 저그라인에 싹쓸이를 당했다.
순위 역시 20승 25패를 기록하며 10위로 밀려났다. 6위인 CJ와도 경기 차이가 4경기로 벌어지며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외형적으로는 53승 43패로 리그 4위권이지만 프로토스 진영이 와르르 무너진 게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무너진 송병구
지난 3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포함한 총 20경기서 송병구의 성적은 9승 11패. 승률 50%가 채 안된다. 2010년 성적을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19승 18패로 간신히 승률 5할을 상회한다.
송병구 정도의 특급 선수는 사실 승률 60% 이상을 해줘도 겨우 제 몫을 다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참담한 성적. 지난해 리그 시작 이후 폭발적인 기세를 보여줬던 송병구의 급격한 급락은 삼성전자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송병구가 흔들리자 덩달아 허영무까지 들쭉날쭉한 페이스로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3라운드 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라인업이 무너지면서 6강 PO 진출의 최대 승부처였던 5월달 2승 5패로 죽을 쑤며 승리의 달콤함을 사실상 잃어버렸다.
▲ 무엇이 문제인가
비단 프로토스 뿐만 아니라 저그와 테란 다른 라인업도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하다. 송병구 허영무 이성은 등 오랜시간 삼성전자 대표선수들로 활동하는 선수들이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하다. 먼저 테란 진영의 부진이 장기화 되면서 결국 프로토스 진영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다른 특별한 대체선수가 없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차가운 현실이다. 개인리그를 통해 성장을 입증한 차명환을 제외하면 명장으로 평가받는 김가을 감독 답지 않게 마땅히 새로 키운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삼성전자의 본질적인 문제는 세대교체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명가의 자존심 때문에 6강 PO진출을 아직 포기할 시점도 아니다. 결국 성적도 내고 선수도 육성해야 하는게 이번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삼성전자의 당면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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