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보이’와 ‘판의 미로’ 시리즈로 유명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J.R.R. 톨킨 원작의 판타지 대작 ‘호빗(The Hobbit)’ 연출을 포기한다고 밝혀 영화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신문 허핑턴 포스트는 1일(한국시간) 델 토로 감독이 제작 지연을 이유로 영화 ‘호빗’에서 하차했다고 보도했다. ‘호빗’은 피터 잭슨의 블록버스터 ‘반지의 제왕’ 프리퀄이다.
델 토로는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반지의 제왕’ 팬 사이트를 통해 “영화 ‘호빗’의 제작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운을 떼면서 “지난 2년 동안 이 작품을 구상하면서 행복했다. 그렇지만 이제 손을 놓으려 한다”는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어 “감독직에서는 물러나지만 공동 각색자로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도울 것”이라 덧붙였다.
지난주에는 미국 현지 취재진에 “영화 제작이 계속 지연돼 괴롭다. 크랭크인 날짜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고 알린 바 있다.
그의 이번 하차 결정은 제작사인 MGM의 재정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MGM은 경영 상황 악화를 이유로 ‘007’ 시리즈 제작도 무기한 연기했다.
‘반지의 제왕’ 이전 시기를 다룬 작품 ‘호빗’은 지난 2007년 말 제작이 공식 발표됐다. 영화는 1, 2부가 동시에 촬영돼 오는 2012년엔 1부를, 2013년에는 2부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제작사의 재정난 등을 이유로 제작 결정이 미뤄져 왔다.
그의 하차 소식에 미국 현지 영화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델 토로 버전 ‘호빗’을 기대하던 팬들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데 말도 안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한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독특한 영상 감각을 십분 발휘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연출자로 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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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반지의 제왕’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