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스승도 사고파는 시대다. 최근 교수직 임용 대가로 거액을 요구하는 대학가 현실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한 시간강사가 자살하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사립학교 교직 매매가 관행처럼 굳어지는 실태가 드러났다.
MBC 'PD수첩'이 1일 방송에서 사립학교들의 교직매매 실태를 보도함에 따라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이를 비난하는 시청자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젊은 실업자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된 평생직장으로 손꼽히는 교사 직을 지원하는 취업 지망생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는 현실인 셈이다.
'PD수첩'이 고발한 사례들에 따르면 한 유명 사학재단은 체육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이사장 아들이 채용 희망자로부터 4천만원 정도의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사장 아들은 여러 명으로부터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이뿐만 아니다. 아예 학교 사무처에서 노골적으로 채용 대가로 거액을 요구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한 학교의 행정실장은 교사 지망생과의 전화 통화에서 "다른 학교는 1억원 받지만 우리는 4천만원만 받겠다"고 선심쓰 듯 말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또 공금횡령죄로 이미 구속된 한 지방 고등학교 교장은 학교측에 공개채용으로 교사를 모집하는 듯 거짓말을 하고는 5년 동안 채용 희망자들로부터 수억원의 대가성 뇌물을 챙겨 재단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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