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류현진, 내가 본 좌완 중 가장 좋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6.02 17: 57

"가슴 속에 구렁이 10마리는 있는 것 같다".
국내 최고 좌완에 대해 왕년의 에이스이자 투수조련의 대가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최근 2경기 연속 완봉승 등 쾌투 중인 좌완 류현진(23. 한화 이글스)에 대해 극찬했다.
김 감독은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 선발로 나서 4⅓이닝 10피안타 6실점으로 뭇매를 맞은 좌완 금민철에 대해 "빠른 투구 패턴 일변도로 나선 것이 패인이었다. 1회가 끝나고 슬라이더-커브 등 완급조절형 변화구를 구사하길 바란다고 지시했는데 직구 패턴을 고수한 것이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땅볼 유도형 피칭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이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경기 진행 도중 낮게 제구하면서 범타를 양산하는 마인드를 갖춘 투수가 실제로는 별로 없다. 그때그때 카운트나 직전 공의 코스를 이용할 수는 있겠으나 상대가 못 치게 하려고 던지는 것 아닌가"라며 투수가 경기를 100% 지배하기가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뒤이어 김 감독은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에 대해 "던지는 손을 막론하고 올 시즌 국내 최고 투수라고 생각한다"라는 말로 칭찬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8승 2패 평균 자책점 1.66(2일 현재)으로 다승 공동 1위-평균 자책점 1위를 달리는 동시에 8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닥터 K'의 명성까지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선두 SK 타선을 완봉으로 묶으며 5월 25일 넥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완봉쾌투 중.
"강약 조절을 통해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 나이 스물넷에 그런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가슴 속에 구렁이 10마리는 들어가 있는 것 같다".(웃음)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삼성 감독이 "류현진은 30대 중반의 투수 같다(외모가 아닌 마인드 이야기)"라고 높이 평가한 데 이어 국내 최초 100승 달성에 빛나는 김 감독의 칭찬은 분명 의미심장했다. 투구 시 버릇을 찾기 힘들 정도로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좋은 공을 던진다는 것 또한 높은 점수를 얻는 부분.
"현대 시절 어느 투수 못지 않게 좋은 투수가 바로 류현진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왼손 투수라는 이점도 있지 않은가. 이제까지 내가 본 왼손 투수 중에는 최고인 것 같다. 제구력이나 변화구 구사력, 경기 운영 능력에 인성까지 갖춘 투수다".
시즌 후 김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투수코치로 합류한다. 그만큼 대표팀 합류가 확실시되는 한국 대표 좌완에 대한 김 감독의 칭찬은 의미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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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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