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바람을 모는 귀중한 선제 결승포를 터뜨린 동시에 쐐기타점까지 더했다. 넥센 히어로즈가 선제 결승 투런 포함 4타점을 쏟아부은 강정호의 활약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에 승리를 거두며 3연패 사슬을 끊었다.
넥센은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전서 2회 좌월 결승 투런을 비롯해 3안타 4타점을 맹활약한 강정호를 앞세워 7-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지난 5월 29일 목동 LG전서부터 이어진 3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며 시즌 전적 21승 32패(8위, 2일 현재)를 기록했다.
반면 두산은 시즌 전적 29승 1무 22패로 3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무릎을 꿇었다. 공동 2위(29승 22패) 삼성이 KIA에 0-2로 패해 3위로 밀려나지 않았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두산이다. 두산은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의 우익수 방면 2루타에 이어 오재원의 우익수 플라이에 이종욱이 3루까지 진루하며 선취점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김현수의 유격수 플라이에 이어 김동주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먼저 달아나는 데 실패했다.
두산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넥센은 강정호의 큼지막한 홈런포로 선취점에 성공했다. 2회초 2사 후 이숭용의 우익선상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만들며 상대 선발 켈빈 히메네스를 압박한 넥센은 강정호의 좌월 선제 투런으로 2-0을 만들었다. 히메네스의 투심(142km)이 높게 날아든 틈을 놓치지 않은 강정호의 힘을 알 수 있었다.
2회말 두산은 최준석의 좌중간 안타, 이성열의 중전 안타에 이어 이원석의 볼넷 등으로 2사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종욱의 2루 땅볼에 그치며 만회점 하나 없이 2회말 공격을 마쳤다.
두번의 기회를 놓친 두산은 3회초 만루 위기를 넘긴 뒤 3회말이 되어서야 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 김현수의 좌중간 2루타로 1사 2루를 만든 두산은 최준석의 좌익수 방면 적시타로 1-2 만회점을 뽑았다. 그러나 이성열의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동점에는 실패했다.
절호의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킨 두산 타선. 그에 반해 넥센은 6회초 강병식의 중전 안타와 유한준의 볼넷에 이어 덕 클락의 좌전 적시타로 3-1을 만들었다. 여기에 이숭용마저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로 찬스가 이어진 상황.
뒤를 이은 강정호는 히메네스로부터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5-1을 만들었다. 넥센 선발 애드리안 번사이드의 공이 그리 위력적이지 않았으나 두산 타선의 불균형이 극심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다. 여기에 넥센은 황재균의 우익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진 덕택에 6-1까지 달아났다. 7회에는 클락의 1타점 중전안타까지 더했다.

넥센 선발 번사이드는 5⅔이닝 6피안타(탈삼진 4개, 사사구 3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5승(5패)째를 거뒀다. 110개의 공을 던지며 다소 뻑뻑한 느낌의 투구를 보여줬으나 상대 타선의 부조에 편승해 위기관리능력을 비췄다. 시즌 초 불안감을 비췄던 번사이드는 5월서부터 가랑비에 옷 젖듯이 5승 째까지 수확했다.
결승포의 주인공 강정호는 이날 4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위를 떨치며 거포 유격수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내뿜었다. 5번 타자 클락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적시타를 연달아 때려내는 수훈을 보여줬다.
반면 허벅지 부상을 딛고 돌아온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6이닝 8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3개) 6실점으로 시즌 3패(7승)째를 당하고 말았다. 기본 구위는 나쁘지 않았으나 빈약한 타선 지원에 맞물려 점점 힘이 떨어진 모습이 아쉬웠다. 1번 타자 이종욱은 5타수 3안타로 활약했으나 팀의 패배에 빛을 잃었다. 특히 안타 하나로 동점이 가능했던 2회 2사 만루에서 2루수 땅볼에 그친 것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만한 아쉬움을 남겼다.
farinelli@osen.co.kr
<사진>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