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바뀐 것 같아".
지난 2일 대구구장. 선동렬 삼성 감독은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배팅볼 투수를 자청한 '맏형' 양준혁(41)을 바라보며 한 마디 던졌다. 삼성은 김정수 1군 매니저를 제외하면 배팅볼을 던질 수 있는 좌완 자원이 부족한 편.
양준혁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면 마운드에 오른다. 경운중 시절 투수로 활약했던 만큼 컨트롤은 좋은 편. 양준혁은 이날 경기에 앞서 후배 타자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배팅볼을 던졌다.

선 감독은 "준혁이가 매니저랑 번갈아 가며 열심히 던지네. 많이 바뀐 것 같아.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고참 선수가 던지는데 타자들이 소홀하게 치겠냐. 저런 모습을 보면 세월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게 선 감독의 지론. 그는 "준혁이가 예전보다 순발력도 떨어지고 날씨가 더워지면 체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러닝을 많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키운다고 고참 선수들을 내팽겨칠 수 없다"며 "고참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 최고참 선수가 솔선수범해 배팅볼을 던지는 모습은 인상적"이라고 양준혁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표현처럼 사자 군단을 이끄는 리더는 '맏형' 양준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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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