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박종훈(51) 감독은 '박용택, 이택근, '큰'이병규, 이대형, 이진영'을 가리켜 "우리 팀의 핵심은 '빅5'다"라고 부임 때부터 시즌 개막해 5월까지도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6월이 되면서 박종훈 감독의 마음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박 감독은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이제 '빅5'가 긴장하게 생겼다"고 말하며 "빅5가 타격부진과 부상으로 시름한 동안 '작은' 이병규가 너무 많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원래 박 감독의 마음에는 '작은'이병규 대신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큰'이병규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11일 1군 경기에 첫 출전한 '작은'이병규가 한차례 타격 슬럼프를 극복해내며 공수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가치가 빛을 발한 건 지난 주말 목동 넥센전에서 2경기 연속 수퍼 세이브에 빛나는 홈 송구와 슬라이딩 캐치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여기에 방망이까지 폭발하며 시즌 타율을 2할8푼4리까지 끌어 올렸고, 5홈런 38안타 20타점 27득점으로 팀의 2번타자 역할을 100%소화해내고 있다.
반면에 박용택은 최근 타격 밸런스가 무너짐과 동시에 자신감까지 잃으며 퓨처스(2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이택근도 4월 6일 부산 롯데전에서 당한 부상으로 한달 넘게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 지난주부터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여전히 타격감을 찾는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진영 역시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갔다 지난주부터 1군에 재등록했다. '큰'이병규는 시즌 초 한국야구에 적응을 하지 못하며 고생하다 최근 2할7푼5리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왼쪽 무릎 뒤 근육에 통증을 느끼며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 감독이 말한 '빅5'중에서 유일하게 이대형만이 100%이상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 이대형은 지난 겨울 서용빈 타격 코치와 함께 타격폼 수정을 통해 타구를 맞추고 뛰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스윙을 하는 타자로 변했다.
2일 현재 이대형은 3할3푼의 타율에 68안타로 최다안타 2위, 28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1위, 출루율도 4할1푼까지 끌어올렸다.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경기만도 50경기 중에서 20경기에 달한다.
박 감독은 "작은 이병규와 더불어 1루 또는 지명타자로 출전이 가능한 박병호도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컨디션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만큼 '빅5'와 이병규, 박병호까지 해서 누가 빠질지 나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일단 LG는 풍부한 백업 자원을 가지고 있어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부상 선수들이 나와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요원들이 있기에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타선 운영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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