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졌던 영화 '포화속으로'의 지도 표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학생이 "이재한 감독을 향한 비난을 말아달라"고 간곡한 부탁을 했다.
'포화속으로'는 최근 미국 스탠포드 대학 공식시사회에서 영화 초반 타이틀 부분에 세계 지도 내 영문 표기가 'East Sea'가 아닌 'Sea of Japan'으로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의 요지는 표기 자체가 아닌, 기자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이에 대한 언급을 한 것에 대해 이재한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는 잘못된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처럼 이재한 감독이 잘못된 지도 표기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라고 발언은 한 적은 없고, 지도는 동해로 수정이 되면서 일단락 됐다.
지도 표기를 지적한 박동혁 학생은 언론사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서 박 씨는 "저로 인해 더이상 피해가 생기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메일을 썼다"라고 말문을 열며 "저는 단지 영화를 보고 한국사람으로서 아주 잠깐이라도 'Sea of Japan'으로 표기가 돼 지도를 그대로 내보낸 것을 'East Sea'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혼자 학교에 다니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꾸준히 동해와 독도 문제를 알리고 다녔다는 박 씨는 "전 모든 지도를 볼 때 동해와 독도 표시를 먼저 보기 때문에 이 작은 디테일 하나를 제가 찾았던것 같습니다"라며 "영화 한편보고 쓴 코멘트가 이렇게 커질줄은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박 씨는 "리플에도 썼지만 저는 영화를 정말 재밌게 봤구요, 정말 우리나라 전쟁영화라고 생각치 않을 정도로 그래픽, 전쟁신들이 너무 잘만들어진 영화 입니다. 감독님한테 좋은 영화 만들어줘서 감사드린다라고 말도 했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실 처음에는 제 리플이 기사가 되는 것도 신기했고 제 글로 영화가 수정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였습니다. 하지만 기사나 댓글들이 갈수록 영화를 비난하고 감독님을 마치 입에 거론할 수도 없는 강도로 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서 제가 엄청난 잘못을 한 것 같아 하루하루 두렵고 죄송합니다"라고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영화에 'East Sea'로 수정이 됐다는걸 알고 더 이상 영화를 비난하지 말아 달라,고 말해도 아무도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박 씨는 "또 한가지, 이재한 감독님에 대해서도 꼭 얘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 날 시사회장이 사람도 많고 통역도 두 사람이나 있고 상당히 혼잡했습니다"라며 "저는 오히려 감독님께 정확하게 질문을 하려고 한국말로 질문을 했는데 또 질문이 통역을 거치고 감독님께서 영어로 답변을 하면서 미스커뮤니케이션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감독님이 그 부분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리플에 썼던 건 제 생각에 그랬다는 것이고 사실 감독님이 정확히 그렇게 말씀하신 건 아니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 날 감독님께서 제 질문에 대답을 좀 이상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갔던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니 그날 통역을 통하면서 제 질문이 잘 전달 되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네티즌이 이 감독을 개인적으로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며 두려움을 느꼈다는 박 씨는 "이 편지를 빌어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꼭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댓글에서 내가 정말 좋은 영화를 이 작은 꼬투리 때문에 안본다는 것은 손해다 이런 식으로 말을 했는데, 의도는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도 꼭 하고 싶습니다"라고 끝을 맺었다.
한편 탑(최승현),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주연 '포화속으로'는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71명 학도병들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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