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즌 첫 '스윕' 도전…상승세 이어갈 수 있을까?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6.03 12: 44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면 가끔 경기장에서 빗자루를 흔들거나 무언가를 쓸어 담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스윕(Sweep)이란 영단어는 빗자루로 '쓸어 담다'라는 뜻이다. 야구에서는 시리즈 전체를 모두 승리했을 때 '스윕'이라고 지칭한다.
LG 트윈스가 3일 사직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시즌 첫 스윕을 도전한다. LG는 사직 주중 3연전 중 앞선 2경기를 이겨 4연승을 거두며 26일만에 오른 5위 자리를 지켰다.
MBC-ESPN 허구연 해설위원은 2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보통 특정팀을 상대로 2승1패를 거두면 '위닝 시리즈'라고 한다. 그러나 스윕을 했을 때는 팀 사기도 높아질 뿐더러 여유가 생겨 다음 시리즈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연승을 달리고 있는 LG에게 스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LG는 4월 14~22일까지 우천으로 연기된 2경기를 제외하고 6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우천으로 1경기씩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해 스윕을 한 차례도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LG는 4월 30일~5월 2일 SK전에서 스윕을 당하며 5월 초 연패의 늪에 빠졌고, 5월 11~13일 청주 한화전에서 또 다시 스윕을 당해 5연패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4연승을 거두는 동안 LG는 선발투수 봉중근, 김광삼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안정을 찾고 있음과 동시에 선발 투수들이 무너졌을 때는 타선이 폭발하면서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허구연 위원은 스윕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로 3가지를 꼽았다. 허 위원은 "선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세 경기 다 이기는 것은 힘들다. 그리고 구원투수진이 강해야 한다. 3연전 중에서 상대 선발에 밀리는 경우가 있다. 이 선수의 호투 뿐 아니라 구원진이 잘 해줘야 한다"고 말한 뒤 "단기전처럼 감이 좋은 타자들, 즉 미친 듯이 치는 타자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3일 선발투수로 2달여 만에 1군에 복귀한 심수창을 예고했다. 심수창은 무너졌던 투구 밸런스를 바로 잡으며 퓨처스(2군)리그에서 4경기 연속 호투했다. 제구만 된다면 5이닝 이상은 충분히 막아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간계투들도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지쳐있는 이상열을 대신해 김광수가 1이닝 정도는 충분히 막아 줄 수 있고, 시즌 첫 1군 엔트리에 등록된 한희도 불펜에서 대기 중이다. '큰'이병규, '작은'이병규, 이대형, 정성훈, 오지환 등 타자들의 컨디션은 매우 좋은 상태다.
허 위원은 "LG는 지난 해까지 성적이 안 좋았다. 그리고 올해부터 박종훈 감독이 부임해 현재 대대적으로 팀 체질개선 과정에 있다. 그래서 스윕을 하기 쉽지 않다"고 말하며 "그러나 선수들이 명성이 아니라 잘 하는 선수 위주로 체질개선 과정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스타급 선수들에게 나 없으면 안 된다는 의식을 심어주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팀 상승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SK, 두산, 삼성과 같은 팀들이 스윕을 했을 때보다 LG가 스윕을 하면 그 의미가 더 커진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 역시 2일 롯데전에 앞서 "스윕 욕심은 갖고 있지만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8개 구단을 비춰보면 절대 강팀도, 약팀도 없다. 스윕에 대한 욕심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베스트로 하다 보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우리 팀의 모습을 냉정하게 볼 때 스윕을 욕심내기에 무리가 있다"며 "팀이 분위기를 타는데 한 가지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LG. 현 시점에서 LG팬들도 빗자루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는 색다른 응원 방법 중 하나일 듯 싶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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